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김관진 신임 국가안보실장 및 수석비서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글로벌 에너지기업인 로열더치셸의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하는 일정을 보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거취 문제에 대한 언급 없이 ‘인사 논란’과 거리를 두면서 비서진 개편을 계기로 국정과제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이날 박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 후 환담에서 “경제개혁 3개년 계획을 비롯해 여러가지 국정과제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석실에서부터 중심을 잡고 개혁의 동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국정과제 추진에서 수석비서관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수석실이 각 부처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후속조치들을 발 빠르게 실행하면서 계획한 일들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김관진 국방장관을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후임으로 내정했고 8일에는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홍보수석에 윤두현 전 YTN플러스 사장을 지명했다. 12일에는 안종범 경제수석, 조윤선 정무수석, 김영한 민정수석, 송광용 교육문화수석 등 4명의 수석비서관 인선을 단행했다.
박 대통령은 ‘부실 인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국무총리 및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해 국회와 협력이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회와 협조할 일이 많이 있다”며 “인사청문회,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이 국회와 협력을 통해 속히 잘 이뤄져야 국정이 하루속히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을 중심으로 ‘보수 편향적 이념’, ‘논문 표절’ 등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는 송 교육문화수석의 임명을 강행함으로써 야당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벤 반 뷰어든 로열더치셸 CEO를 만난 박 대통령은 에너지 및 조선해양 플랜트 사업 협력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지난 주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서의 세일즈외교에 이은 경제행보의 일환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뷰어든 CEO에게 한국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고용 확대, 호주 프렐루드 가스전 개발사업을 한국 기업(삼성중공업)과 함께 추진해온 점 등에 대해 사의를 표하고 한국기업과의 협력 확대 등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