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들로부터 돈을 모아 증권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규모가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들이 직접투자에 이어 간접투자 시장에서도 발을 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말까지 채권형 공모펀드 설정잔액은 18조원으로 연초의 20조원에 비해 2조원, 10% 가량 감소했다.
지난 한해 동안 16조원, 44%가 빠져나간 것에 비해선 감소 폭이 줄었지만, 올들어 사모펀드가 4조7,000억원, 13% 가량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 감소 폭은 더 크다.
주식형 펀드도 상황은 마찬가지. 지난 5월말 주식형 공모펀드 설정잔액은 5조7,166억원으로 연초에 비해 1조원, 15% 가량 줄었다. 지난해는 1조5,800억원, 15%가 감소했다. 반면 사모펀드는 지난해 소폭 증가한데 이어 올해도 2조8,706억원으로 10% 가량 늘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간접투자 상품에서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지 못하고 떠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전문가들은 “공모펀드는 개인, 사모펀드는 기관이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최근의 상황은 개인들이 증권시장을 떠나고 있는 반면 기관은 남아도는 돈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외국계 투신운용사 한 임원은 “금리는 정체된 상태에 있고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크다 보니까 마땅히 내놓을 상품도 없다”며 “금리가 추가적으로 더 내려가야 개인들이 간접투자 상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공모펀드의 수익률은 사모펀드 수준을 밑돌았다. 그러나 사모펀드는 상품별 수익률의 편차가 커서 ‘고위험ㆍ고수익’의 경향이 강했다.
100억원 이상 주식형 사모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29.18%로 공모펀드(26.14%)보다 3.04%포인트 높고, 1,000억원 이상 채권형 사모펀드의 1년 수익률도 5.19%로 공모펀드(4.6%)보다 0.59%포인트 웃돌았다. 그러나 주식형 사모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2%에서 마이너스 9%까지 편차가 큰 반면, 공모펀드는 3%에서 마이너스 6%대가 주류를 이뤘다.
한 투신운용사 운용본부장은 “사모펀드는 운용의 제약이 적어 탄력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해 높은 수익도 낼 수 있지만 위험도 높다”며 “공모펀드는 분산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추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