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의 침체와 신규주택 입주량 증가로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이 5년 6개월 만에 매매가격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최근 서울 지역의 주택거래가 실종되면서 아파트 매매가격은 물론 전세가격이 크게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전셋값 약세가 지속될 경우 당분간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逆)전세난’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국민은행의 지난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49.7%로 전월(50.1%)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50% 아래로 내려간 것은 98년 12월(47.9%) 이후 5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서울 지역 전세가 비율은 외환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99년 말 이후 매년 60%선에 달했으며 2002년 9월(58.7%) 처음 50%대로 떨어진 후 최근까지 줄곧 절반 이상을 웃돌았다.
아파트 전세가 비율이 하락하는 것은 주택거래신고제 등의 여파로 거래가 크게 감소하면서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세입자 수요가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매매수요는 급감한 반면 입주량은 크게 늘어 전세가격과 전세가 비율 하락을 부추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민은행 조사결과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가는 전월보다 0.9% 떨어져 연중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지역 매매가 하락폭(0.2%)의 4.5배에 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