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이 분식회계를 통해 이익을 부풀리는 바람에 더 낸 세금 466억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국세심판원에 따르면 SK글로벌은 분식회계를 통해 이익을 부풀리거나 없는 이익을 발생한 것처럼 꾸며 지난 1997∼2001년 466억4,000만원의 세금을 더 냈다며 법인세 경정청구를 했다. SK글로벌은 검찰과 금융감독위원회 조사 결과 2001년말 현재 분식회계 규모가 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SK글로벌은 특히 경정청구기간에 적자가 발생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으나 분식회계 때문에 흑자로 회계장부를 기록, 세금을 낸 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분식회계가 잘못된 행위였지만 세금은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실제 소득이 발생했을 때만 부과돼야 하기 때문에 분식회계 사실이 밝혀진 마당에 더 낸 세금에 대해서는 환급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세심판원은 앞으로 1개월 가량 경정청구 내용을 검토한 뒤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지만 분식회계를 근절해야 한다는 국민정서와 실질과세원칙 사이에서 뚜렷하게 입장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심판원 관계자는 “법대로 하면 SK글로벌의 경정청구를 무조건 기각할 수만은 없지만 SK글로벌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정부가 분식회계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일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다음년부터 분식회계를 저지른 기업을 제재하기 위해 분식회계기업의 법인세 환급을 바로 해주지 않고 5년 이내 사업연도에 납부할 법인세액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