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에 사는 주부 박지영(36ㆍ가명)씨는 둘째 아이를 출산한 이후 몇 년째 고질적인 변비에 시달리고 있다. 변비에 좋다는 음식을 다 먹어보고 약도 사다 먹어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그러다 말겠지 한 것이 최근에는 더욱 심해진 것 같아 가까운 대장항문외과를 찾아갔다.

박씨는 병원에서 검사 결과 ‘직장류’진단을 받았다. 생소한 이름에 큰 병일까 걱정했는데 출산이나 다이어트로 발생하여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라는 얘길 듣고 안심하고 치료를 받기로 했다.

직장류는 출산 후에 자궁과 질이 늘어남에 따라 직장과 질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직장과 질 사이의 벽이 얇아져 주머니 형태로 질 쪽으로 돌출되어 변이 제대로 빠져나가기 힘들어져 발생하는 변비의 한 종류이다.

또 변비로 인해 오랫동안 화장실에서 힘을 주다 보면 직장 근육이 약해지면서 늘어나 발병하기도 한다. 직장류의 경우 음식물을 많이 섭취하여 배변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주머니 형태에는 변이 계속 남아있게 되어 독소와 가스가 발생하여 이에 따른 다른 대장질환도 유발할 수 있으니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장문외과 송호석 원장은 “직장류 초기에는 식이요법과 배변 완화제 등으로 주요 발병 원인인 변비를 치료하면 어느 정도 개선이 된다”며 “그러나 주머니 크기가 4cm 이상이 돼 그 정도가 심할 경우에는 교정수술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 주머니는 배변 방향과 반대되는 방향에 생기기 때문에 관장을 해도 소용이 없다. 이 때문에 일부 환자들은 질 속으로 손가락을 넣어 주머니를 직장 쪽으로 눌러 배변하기도 하고, 항문에 손을 넣어 직접 파내기도 한다.

직장류가 있으면 질벽이 늘어나면서 생긴 주머니 속에 변이 고이기 때문에, 배변 후에도 늘 잔변감을 느끼게 된다. 주머니 크기가 클수록 잔변감과 불편함이 크다. 변비가 심하여 배변 시 항문 주위를 손으로 눌러야만 배변이 가능하거나 관장을 해도 큰 효과가 없이 잔변감이 느껴진다면 직장류를 의심해봐야 한다.

송 원장은 “단순한 변비라고 자가 진단하여 약만 먹고 전문적인 치료 없이 방치하면 직장류를 악화시키고 치질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직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변비가 심해지지 않도록 수분섭취를 많이 하고 섬유소가 많은 음식등을 섭취하는 식이 조절은 기본으로 해야 한다. 이외에도 평소에 배변 시 과다하게 힘을 주지 않고 정상적인 배변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 케겔운동이나 스트레칭과 같은 운동을 통해 근육이 약해지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