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설립돼 94년 개교한 미국 유일의 한국 중등교육기관인 로스앤젤레스 소재 멜로즈 중·고등학교가 학생부족과 재정난으로 개교 5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멜로즈 학교의 주채권자인 웨스트우드 파이낸셜사는 지난 7일 학교부지 1,900평 가운데 운동장 540평을 제외한 나머지 땅과 학교건물의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지난 92년 한국 정부 지원금 350만달러와 교민기부금 200만달러로 설립된 멜로즈 학교는 작년 말 한인학생수가 68명으로 적정인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심각한 재정난을 겪자 폐교를 결정하고 부지매각에 나섰다.
그러나 학교와 학생을 인수하겠다는 회사나 개인이 없는 데다 학교 설립 당시 웨스트우드사에 학교건물과 토지를 담보로 주고 빌린 180만달러의 원금과 이자 지급이 6개월 이상 밀려 소유권이 넘어갔다.
또 멜로즈 중·고교와 윌셔 초등학교, 15개 주말 한국학교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재단인 「남가주한국학교」(이사장 박형만)는 94년 한국 정부로부터 운동장 확대를 위해 100만달러의 지원을 받았으나 교육부의 승인 없이 멜로즈 학교의 교직원 월급 등 운영자금으로 이 돈을 전용했다.
한인사회 및 교육계 관계자들은 누구도 학교 부실운용과 국가예산 전용에 대해 책임을 지려는 사람이 없다며 제도적 보완장치 및 이사진(23명) 전면개편 등을 촉구했다.
지난 9월 부임한 김명배(金明培) LA총영사는 『많은 돈을 쓰고도 학교정상화를 이루지 못한 데는 이사들의 안이한 자세에도 책임이 있다』면서 『재단측의 가시적인 변화와 자구노력이 없는 이상 교포들과 본국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