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 아내를 빼앗긴 남편들이 통신선을 끊고 컴퓨터를 파괴하는 대규모 반란을 일으켰다.`
첨단 SF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가 조만간 현실화 될 것 같다. 미국에서는 최근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섹스가 전염병처럼 급속히 확산되면서 중독자가 늘고 있어 가정불화가 심각한 상태에 도달했다. 전미 섹스중독 및 강박관념위원회 주최로 열린 사이버섹스 세미나에서 학자들은 “사이버 섹스가 사회 각계각층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확산되고 있다”면서 “특히 많은 여성들과 동성애자들이 사이버 섹스에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미나에서 발표된 사이버 섹스 실태조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미국 인터넷 이용자의 약15%가 섹스 채팅 룸이나 음란 사이트에 접속하는 등 주로 사이버 섹스를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며 이중 9%는 매주 11시간 이상을 사이버 섹스로 보내고 있다. 또 전체 사이버 섹스 중독자의 16%가 동성 연애자이고 주로 남성들이 사이버 섹스에 몰두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남녀 중독자의 비율이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비율이 높은데 대해 성의학 전문의인 앨 쿠퍼 박사는 여성들은 여전히 남성 섹스 파트너의 폭력과 성병감염 등에 대해 걱정하고 있어 인터넷을 통한 안전한 섹스를 통해 자신들의 성충동을 만족시키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쿠퍼 박사는 “사이버 섹스의 가장 큰 매력은 익명성과 순간적인 만족감이 보장된다는 것”이라면서 “수줍음을 많이 타는 여성과 공개적인 데이트를 꺼리는 동성연애자가 섹스 채팅 룸을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이버 섹스의 수단으로 여성의 절반이 채팅을 선호하고 음란사진을 선호하는 여성은 23%에 불과했다면서 이 같은 결과는 남성의 경우와는 반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사이버 섹스 중독자들이 사이버 섹스가 정상적인 섹스보다 더 도덕적이라고 생각해 실제 성 관계를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는 등 가정불화와 같은 폐해가 높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많은 중독자들이 배우자 등 섹스 파트너와 성 관계를 피하는 대신, 인터넷 음란 사이트를 방문하거나 섹스 채팅 룸에서 익명의 상대방을 기다리고 있는 실태인데 인터넷 이용자가 세계적인 수준인 우리나라도 무풍지대는 아닌 것 같다.
<퍼스트비뇨기과원장 drkim@drim2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