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박지원 前비서실장 문병

구속수감이후 처음 만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2일 오후 예고 없이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치료를 받고 있는 연대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했다. 두 사람이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박 전 실장이 현대 비자금 15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6월18일 구속수감된 후 처음이다. 박 전 실장은 “제가 이런 처지가 돼서 대통령께 면목이 없다”며 “하나님과 대통령께 맹세코 150억원 시비는 사실이 아니다. 제가 끝까지 결백을 밝혀내겠다”며 오열했다고 동행한 김 전 대통령측의 김한정 비서관이 전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박 실장이 억울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나라를 위해 일하다가 모함을 당하고 고초를 당하는 것을 억울해하지 말고 몸관리 잘하면서 잘 이겨내라”며 위로한 뒤 “나도 박 실장의 고초를 생각하면서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이 지난 80년에 겪은 감옥살이를 들려주면서 “불행에도 찾아오는 희망의 끈은 있으니 놓치지 말고 잘 견뎌내라”며 “지금의 고초가 훗날에는 동정과 평가가 될 날이 있다. 마음의 평화가 중요하니 기도를 많이 하라”고 당부했다.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박 전 실장은 대북송금 관련자들에 대한 석가탄신일 사면 조치에서 제외됐고 금명간 치료목적의 구속집행정지가 만료돼 구치소에 재수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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