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여신잔액이 2천5백억원을 넘어 이달부터 부도유예협약 적용대상에 편입된 16개 그룹중 9개 그룹이 주거래은행을 지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따라 은행감독원은 오는 20일까지 이들 9개 그룹의 주거래은행을 강제로 지정할 방침이다.
은행감독원은 6일 지난해말 현재 은행 여신잔액이 2천5백억원을 넘은 대기업군 16개에 대해 계열 주거래은행을 선정토록 했으나 7개 그룹만이 조흥은행과 한일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지정했을 뿐 나머지 9개 그룹은 아직도 주거래은행을 정하지 못해 이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은감원은 9개 그룹의 계열 주거래은행을 은행별 여신규모 등 거래관계를 종합적으로 판단, 오는 20일까지 지정작업을 완료키로 했다.
은행들은 부도유예협약 시행 이후 부실기업이 많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주거래은행으로 지정될 경우 해당 그룹의 경영이 악화될 때 모든 처리대책을 떠맡아야 하는 부담을 우려, 주거래은행 지정을 고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여신순위 재계 37위인 거평(여신규모 5천1백57억원)을 비롯, 영풍(39위, 5천11억원), 세풍(51위, 3천1백27억원), 태광산업(52위, 3천1백1억원), 극동건설(62위, 2천5백79억원) 등 5개 기업군이 조흥은행을 계열 주거래은행으로 지정했으며 제일제당(40위, 4천9백76억원), 풍림산업(58위, 2천7백80억원)등은 한일은행을 계열주거래은행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수산중공업, 보성, 진도, 신원, 조선맥주, 나산, 삼환기업, 데이콤, 대동주택 등 9개 그룹은 지정시한인 7월말까지 은행권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주거래은행을 선정하지 못했다.<손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