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학위 첫 대통령에 CEO출신 각료많아도회계부정연루등 잇단 물의 경질론 확산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MBA(경영학 석사) 학위를 가진 첫 대통령이다. 또한 부시 정부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정부 이후 어느 때보다도 많은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고위직에 포진해 있다. 그러나 지금 부시 경제팀의 성적표는 낙제점을 면치 못하며 경질론까지 제기되는 등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거대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의 총수였던 폴 오닐 재무장관은 즉흥적인 발언으로 금융시장의 동요를 오히려 증폭시킨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
특히 회계부정 스캔들과 증시 폭락으로 미국 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지난 주에는 루마니아의 한 가구공장을 방문, 부시 경제팀이 중요한 경제 이슈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2일 "그는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으며, 시장이 상승세를 타면 사람들이 그에게 신뢰를 보낼 것"이라며 오닐 장관을 두둔했지만 그를 축으로 한 경질설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회계업계와의 유착 전력으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하비 피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역시 부시 대통령이 바람막이를 하는 바람에 간신히 버티고 있는 형국.
이밖에 돈 에번스 상무장관, 미치 대니얼스 예산국장, 로런스 린지 백악관 경제고문, 글렌 허바드 경제자문회의 의장, 로버트 졸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여타 인물들도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이 주축이 된 클린턴 경제팀에 비해 '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클린턴 행정부에서 예산국장을 지낸 리언 파네타는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현 경제팀의 면모를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며 그 동안 미국 경제 회복을 주도해 온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마저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보다 최근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등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사설을 통해 "증시 폭락에 해결책을 주지 못하는 그린스펀에 미국 투자자들 상당수가 식상해 있으며, 이 결과 그린스펀 효과보다 역(逆) 그린스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