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스버그, 하이트맥주 투자수익 '쏠쏠'

덴마크 맥주업체인 칼스버그가 하이트맥주에 투자해 원금의 두 배에 달하는 투자수익을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칼스버그는 이날 장 개시전 대량매매를 통해 하이트맥주 주식 252만3천251주(13.14%)를 전날 종가보다 7.9% 낮은 주당 8만8천원에 국내외기관투자자들에게 분산 매각했다. 이로써 칼스버그는 올해 1월5일 227만6천52주(11.86%)를 주당 14만158원에 매각한 것을 포함해 하이트맥주 보유 지분 25%를 전량 매각하게 됐다. 칼스버그는 1999년 하이트맥주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전환사채(CB)를 인수한 뒤 주가가 쌀 때 세차례에 걸쳐 주식으로 전환해 3천억원대 차익을 실현했다. 칼스버그의 계열사인 칼스버그AS는 99년12월 하이트맥주 전환사채를 주당 2만3천40원(우선주 8천400원)에 주식으로 전환해 11.8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올해1월5일 매각했다. 마찬가지로 계열사인 칼스버그아시아와 브로리인베스트도 2001년2월 주당 5만8천500원과 5만4천300원에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꿔, 각각 7.93%와 5.21%의 지분을보유하고 있다가 이날 전량 매각했다. 칼스버그는 총 1천849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하이트맥주 지분 25%를 5천410억원에 매각해 7년여 만에 198%의 수익률을 실현한 셈이다. 칼스버그의 지분 매각 소식에 하이트맥주는 급락세를 보여, 오전 11시30분 현재전일대비 4.50% 떨어진 9만1천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칼스버그의 이날 하이트맥주 지분 매각 가격이 주당 8만8천원으로 시장 예상가격(8만8천원∼9만2천원선)의 하단에 위치해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시 전문가는 "전날 종가인 9만5천600원보다 싸게 매입한 투자자가 단기적으로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칼스버그의 지분 매각이 단기적으로는 하이트맥주 주가에 악재이나 장기적으로 물량부담 해소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원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칼스버그 지분은 언제든 매각이 가능한 물량으로 주가에 걸림돌이었다"며 "이번 지분 매각으로 단기 물량 부담이 가중되겠지만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칼스버그 지분 매각 가능성은 하이트맥주주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며 "따라서 향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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