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금융권 "뭉칫돈 유입 막아라"
삼성생명·국민銀등 상품판매 중단·금리인하 단행
예금부분보장제 시행을 앞두고 자금 대이동으로 인한 시장혼란이 우려되는 가운데 삼성생명·국민은행 등 대표적인 우량 금융기관들이 상품판매 중단, 금리인하 등을 통해 몰려오는 뭉칫돈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들어 8월 말까지 일시납으로 모두 3조1,101억원의 보험료 수입을 올렸다. 또 교보생명도 1조6,062억원의 실적을 올렸으며 대한생명도 6,165억원의 보험료 수입을 올렸다.
이같은 수입보험료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각사 전체 수입보험료와 비교해도 4분의1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고객들은 일시납 중에서도 저축성보다는 연금 쪽을 선호하는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삼성의 경우 전체의 90%가 넘는 2조8,153억원이 연금 쪽으로 들어왔으며 대한생명도 60%가 넘는 3,713억원이 연금 쪽이었다.
이처럼 과도하게 자금이 유입되자 삼성생명은 최근 연금상품인 「기쁨둘 행복셋 연금」의 판매를 전격 중지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난 7월 말에 1인당 가입한도를 6억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낮췄는데도 계속 자금이 들어와 상품 판매를 일단 중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저축성 보험에 돈이 몰리는 것은 만기 5년 이상 저축성 보험에 가입하면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는데다 그 조건이 내년부터 만기 7년 이상으로 연장되기 때문이다. 또 예금부분보장제 시행을 앞두고 거액 예금주들이 안전한 곳으로 돈을 옮겨놓기 시작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국민은행은 이미 지난달부터 공공기관·증권사 등으로부터 일시적으로 유입되는 거액 예금에 대해 예금금리 혜택을 철회, 7.7%(1년 기준) 이상으로는 예금을 받지 말도록 영업점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지난 8월까지 급격히 늘어났던 국민은행의 예금액은 9월에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또 국민은행은 이달들어 정기예금·청약예금 등의 금리를 0.2~0.3%포인트 일률 인하했다.
삼성생명과 국민은행의 이같은 움직임은 다른 금융기관에도 영향을 미쳐 거액 예금의 이동이 본격화될 경우 우량-부실 금융기관간 마케팅 전략이 큰 차이를 드러낼 전망이다.
성화용기자
한기석기자
입력시간 2000/10/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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