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증시에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계 자금이 1조7,000억원가량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주목을 받으면서 중동 국부펀드의 삼성에 대한 투자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은 10일 외국인이 지난달 국내 상장 주식을 1조4,510억원 순매수했다고 밝혔다. 외국인은 5월 초 원화 강세로 매도세를 보였지만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와 삼성그룹주 강세로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국가별로는 UAE가 순매수 금액이 가장 많았다. UAE는 5월에 1조1,720억원 순매수했고 이어 사우디아라비아(5,430억원), 일본(4,471억원)이 뒤를 이었다. 순매도는 영국(1조2,930억원), 케이맨제도(4,790억원), 프랑스(1,883억원) 순이었다.

UAE의 순매수 금액은 지난 3월 130억원, 4월 670억원이었지만 지난달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UAE가 보유한 국내 주식의 시가 총액은 5월 말 현재 총 9조2,81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2.6% 늘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UAE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계 자금은 국부펀드인 경우가 많다"며 "UAE는 삼성전자를 예전부터 많이 보유하고 있었고 지난달 삼성그룹주가 상승하면서 매수 규모를 늘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외국인의 상장 주식 보유 규모는 437조1,320억원으로 4월 말보다 12조9,010억원 늘었다. 외국인이 보유한 상장 주식의 시가 총액은 전체 시총의 32.5%를 차지했다.

채권은 3개월 연속 순투자를 이어갔다.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채권을 2조2,984억원 순매수했고 만기 상환 등을 제외한 순투자액은 8,065억원이다.

채권 순매수 금액은 싱가포르(4,707억원), 태국(3,462억원), 대만(2,716억원) 등 아시아 국가가 상위권을 형성했다. 순매도 금액은 영국(4,803억원), 홍콩(2,690억원), 룩셈부르크(883억원) 순이었다. 지난달 말 현재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 규모는 97조1,990억원으로 4월 말보다 8,060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