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자치구 호텔 건립 싸고 마찰

외국인 관광 수요 급증따라
구 "건폐율·용적률 높여야"
시는 과도한 특혜 우려 거절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 수요에 따른 호텔 건립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서울시는 관광숙박시설에 대한 용적률 확대에 소극적인 입장이어서 일선 자치구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일선 자치구들은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시에 용적률 확대를 요청하고 있지만 시는 특혜 우려를 들어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

25일 서울시와 일선 구청에 따르면 최근 중구청은 지역 관광 활성화 계획에 따라 관광숙박시설 신축시 건폐율ㆍ용적률 등 건축기준 완화를 시에 건의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중구는 상업지역 내 관광숙박시설 건폐율을 60%에서 70~90%로 완화하고 용적률도 800~1,000%에서 1,000~1,200%로 높여줄 것을 건의했다. 중구청은 이와 함께 관광숙박업에 대해 재산세ㆍ등록면허세ㆍ주민세 감면 등 세제혜택을 높여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시는 '과도한 특혜' 우려를 들어 이 같은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자체 검토 결과 유독 호텔에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과도한 특혜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마포구 역시 최근 관광호텔 건립 민원이 제기되자 홍대 상권인 서교동 일대 45만㎡에 호텔 건립을 활성화하기 위한 용적률 완화안을 검토하고 있다.

계획안에 따르면 준주거지역인 이 일대에는 기준 용적률 250%에 허용 용적률 350%가 적용되지만 구는 호텔 건립시 최대 480%까지 용적률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이 계획안에도 시 도시계획조례상 400%가 상한선이라는 의견이다. 개별 호텔 건립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할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시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일선 자치구와 업계는 "시가 과거의 틀에 얽매여 관광산업 육성에는 미온적"이라며 불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와 주5일제 근무 등이 겹치면서 호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최소한 도심권 등 관광객 밀집지역에 한해서라도 호텔 건립을 적극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올해의 경우 2만6,910실의 호텔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 추세대로면 객실 부족규모는 오는 2013년 3만728실, 2014년 3만1,611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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