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비리 의혹에 관해 조사를 받고 있음을 시인했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페트로브라스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리 의혹 조사에 필요한 서류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페트로브라스가 비리 의혹과 관련해 미국 정부의 조사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페트로브라스의 비리 의혹에 대해 민형사상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페트로브라스의 임직원과 중개인, 도급업자들이 자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을 위반했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FCPA는 사업권을 따내려고 외국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브라질 연방경찰이 페트로브라스와 거래 과정서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가 드러난 기업인 20여명을 체포한 바 있어, 페트로브라스는 비리 의혹으로 국내외로부터 이중 조사를 받는 처지에 몰렸다. 연방경찰은 이들 기업인이 페트로브라스에 장비를 납품하거나 정유소 건설 사업 등을 수주하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경찰은 지난 3월부터 페트로브라스의 전직 임원인 파울루 호베르투 코스타와 암달러상 아우베르투 유세프 등 2명을 체포해 조사를 벌여왔다. 조사 결과 10여 개 기업이 페트로브라스 경영진과 협상하면서 금액을 실제보다 부풀려 계약을 체결했고, 이 과정에서 검은돈이 세탁을 거쳐 주요 정당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
잇단 비리 의혹으로 페트로브라스는 1953년 창사 이래 60여 년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페트로브라스는 3분기 영업실적 발표도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