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말라리아.이질 전국확산 비상

70년대에 사라졌던 말라리아가 93년 휴전선 인근지역에서 발생, 급속히 환자가 늘고 있고 지난해부터는 세균성 이질·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도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는가 하면 올들어 세균성 이질과 식중독 등의 환자가 수천명을 넘고 있다.이는 IMF 한파 이후 경제난으로 공중위생 의식이 결핍된데다 몇 년째 이상기온이 계속되고, 인적·물적 교류확대로 인구이동이 활발해지는 데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주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말라리아를 옮기는 중국얼룩무늬날개모기의 번식속도가 고온일수록 빨라져 고온현상이 계속됐던 지난해의 경우 97년의 두 배가 넘는 3,932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했으며 올들어서도 9월말까지 벌써 2,499명이 발병했다. 또 오염된 물 등을 먹었을 경우에 걸리게 되는 세균성 이질환자가 97년 11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905명으로 폭증하더니 올해도 지난 9월말까지 1,106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행성이하선염 환자도 지난해 97년(238명)의 18배가 넘는 4,461명으로 급증했고 올해도 벌써 2,202명이나 발병했다. 아울러 IMF 관리체제 이후 각 기업과 기관들이 경비절감 차원에서 급식종사원 수를 억지로 줄이고 각종 위생설비를 축소하는 바람에 식중독 환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97년 2,942명에서 98년 4,577명, 99년 1∼9월 6,66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에이즈 감염자도 올들어 9월말까지 지난해에 비해 42.3%가 증가한 138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로써 지난 85년 국내에서 에이즈 감염자가 처음 발견된 이후 총감염자가 1,014명으로 1천명을 넘어섰다. 보건원 관계자는 『전염병 급증이 이상고온 등의 자연현상 때문인 점도 있지만 불황 이후 보건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국민들의 보건의식이 크게 약화된 점도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신정섭 기자SH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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