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北美양자협의 핵폐기 범위등 이견
제3차 6자 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북한과 미국이 본 회담 이틀째인 24일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처음으로 양자협의를 갖고 핵 폐기 범위와 검증방법 등에 대해 절충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미국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에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라고 요구한 반면,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만 포기하고 평화적 핵 활동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핵 폐기 검증방법과 관련, 북한은 6자 회담 참가국의 합의를 통한 국제사찰을 주장한 반면 미국은 '언제, 어디든지' 의심지역에 대한 핵사찰이 가능하도록 NPT(핵비확산조약)를 개정한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측이 이번 협상안에 그 동안 동결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 온 영변 5㎿ 흑연감속로를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져 이날 양자협의 이후 일부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회담 관계자는 "이제까지 제시된 북핵 해법안들이 광범위한 로드맵이라면 이번에 북ㆍ미가 내놓은 안은 당장 합의가 가능한 것이지만 현재로선 그저 안을 내놓은 수준이기 때문에 이를 절충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미국의 안은 북한이 핵 폐기 의사를 보이면 테러지원국 해제와 안전보장ㆍ경제적 지원 등에 대해 협의할 수 있고 다른 나라들이 북한에 에너지 지원을 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는 종전과는 달리 구체적인 안이지만 북측의 요구와는 거리가 있어 지금 당장 합의점을 도출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6개국은 이날 오전 둘째 날 전체회의를 갖고 전날 북ㆍ미ㆍ한 3국이 내놓은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 또 북ㆍ미, 북ㆍ일, 한ㆍ중 양자협의 등을 잇달아 열어 이날 회담 성과 등을 평가한 뒤 향후 회담일정 등에 관해 협의했다.
베이징=고진갑 특파원 go@sed.co.kr
입력시간 : 2004-06-24 1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