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심판관' 각종 국제사회 분쟁 조정·중재역할 국가원수급 예우… 1만여 직원 인사·예산집행권 가져
입력 2006.10.03 17:18:36수정
2006.10.03 17:18:36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은 국제사회를 대표하는 UN의 실질적 수장이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사회에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세계 최고의 외교관’으로서 고도의 외교력을 필요로 하는 자리다. 전세계 192개 회원국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공평무사하게 풀어내야 하는 과제가 사무총장에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UN 사무총장을 ‘유엔 외교의 사령탑’ ‘국제사회의 심판관’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신이 직접 권력을 행사하기보다는 힘이 지배하는 국제사회에서 강대국과 약소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각종 국제분쟁을 중재하기 때문에 ‘정글의 중재자’로 불리기도 한다. 역대 사무총장들이 노르웨이ㆍ스웨덴ㆍ미얀마ㆍ오스트리아ㆍ이집트ㆍ가나 등 강대국과는 거리가 있는 국가에서 배출된 것도 강대국간의 민감한 이해관계를 중립적 위치에서 중재하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평화유지활동ㆍ군비축소활동ㆍ국제협력 증진 등 세계평화를 위한 노력은 ‘지구촌 재상(宰相)’이라는 칭호로 설명된다.
형식적인 면에서 UN 사무총장은 국가원수에 준하는 예우를 받으며 지명도에서는 세계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 대통령에 버금가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 사무총장은 UN 총회를 비롯해 안전보장이사회ㆍ경제사회이사회ㆍ신탁통치이사회 등 모든 회의에 사무국 수장 자격으로 참여하며 국제분쟁 예방을 위한 조정과 중재 역할에 있어 독자적 정치력을 사용한다.
UN 헌장에서는 사무총장 신분을 UN 사무국의 수석행정관으로 사무국 직원 3,000여명을 지휘하며 업무수행에 있어 어떤 정부나 기구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국제공무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1만여명의 UN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과 막대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국제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 안보리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분쟁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연봉은 22만7,253달러(약 2억원)이며 이외에도 판공비ㆍ관사ㆍ경호 등을 제공받는다. 또 뉴욕의 총장 관저를 1년에 1달러만 내고 사용하는 특권도 누린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기본적으로 ‘힘의 논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사무총장의 역할과 권한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역대 총장 대부분이 본인이나 해당 국가의 힘으로 그 자리에 올랐다기보다는 특수한 정치상황 속에서 미국ㆍ중국ㆍ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의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 이뤄졌다는 것 역시 ‘태생적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