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신’ 미스 김과 김점순의 차이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16일 방송된 KBS2 ‘직장의 신’ (연출 전창근, 노상훈/극본 윤난중)에선 미스 김(김혜수 분)이 점순이란 본명으로 불렸던 과거에 겪었던 사연과 상처에 대한 실마리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직장의 신’은 비현실적이고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내세워 극의 코믹 요소를 부각시키고 있다. 동시에 정규직과 계약직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을 그려내며 직장인들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캐릭터들 사이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당연 미스 김(김혜수 분)이다. 그녀는 만화 속에나 존재할 것 같은 인물로 가장 베일에 싸인 인물이기도 하다.

미스 김과 관련된 미스터리 중 하나는 그녀가 자발적으로 계약직을 택하게 된 사연이다. 앞선 방송에서 미스 김은 정규직으로 일하던 은행에서 정리해고를 당해 크게 상처를 받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그녀가 과거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증은 더 커진 상황이다.

이날 방송은 그 궁금증을 어느 정도 풀어주었다. 미스 김에게도 주리(정유미 분)처럼 실수투성인 햇병아리 같은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현재 미스 김은 무슨 일이 일어날 때마다 나타나 일을 해결해주는 슈퍼우먼과도 같은 인물이다.

그녀는 또한 좋아하는 이 앞에서 마냥 수줍어하던 소녀 같은 사람이었다.

미스 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정한(이희준 분)은 월급날을 맞아 “미스 김씨는 저의 새로운 가족이고 식구니까”라며 선물을 전했다. 정한이 그녀에게 선물한 것은 치마였다. 미스 김은 정한이 준 선물을 한참 동안 바라보며 과거 은행에서 일하던 시절 짝사랑하던 상사가 자신에게 치마를 선물한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선물을 받고 부끄러워하며 크게 기뻐하는 장면이 나와 과거의 그녀는 인간관계를 우습게 보는 지금과는 다른 사람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그녀가 찌르면 피 한 방울도 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으로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첫 월급을 받자 미스 김이 찾아간 곳은 은행에서 일했던 시절 따르던 상사의 납골당이었다. 그곳에서 미스 김은 “이번 달도 무사히 버텼네요”라고 말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감정 없는 로봇 같은 그녀에게도 삶은 ‘버티는 것’이었던 걸까.

돈을 꿔달라고 자신이 있는 바를 찾아온 주리가 술에 취하자 술값은 자신이 내겠다고 한 미스 김. 그녀에게도 따뜻하고 인간적인 모습은 있다. 과연 그녀가 과거에 받았던 상처는 무엇일지, 무엇이 그녀를 ‘김점순’에서 ‘미스 김’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해 진다. (사진= KBS2 ‘직장의 신’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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