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6ㆍ4 지방선거에서 ‘유세차ㆍ세력동원ㆍ네거티브 없는 캠페인’ 등으로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 참신한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정치인으로서의 경쟁력을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8일 정치권 및 박 시장의 선거캠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시장의 경쟁력은 ‘소통 리더십’으로 요약된다. 한 선거캠프 관계자는 “박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거리 곳곳을 다니며 만난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데 주력했다”며 “선거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도 참모들과 치열한 토론을 통해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소통 행보가 ‘일방향식’ 소통으로 비판 받고 있는 현 정부의 모습과 대비되면서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도 인정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박 시장의 소통 리더십은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 등 박 시장이 10년 이상 지속해온 시민단체 활동에 바탕을 둔 것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수평적인 관계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시민단체 활동 특성상 토론과 설득을 중심으로 한 의사소통 방식이 박 시장에게 익숙하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지난 2011년 10ㆍ26 서울시장 재보선을 통해 당선된 이후 ‘시민이 시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해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당선 직후 소감으로 “서울은 시민이 4년 더 시장”이라고 밝혀 기존의 시정 철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앞으로 박 시장의 과제는 지지층의 외연 확장으로 꼽힌다. 현 지지층인 야권 성향의 젊은 세대 뿐만 아니라 보수적인 성향의 중장년층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거 기간 동안 박 시장을 향한 색깔론이 제기되고 보수단체 회원들이 선거캠프를 찾아 항의시위를 하는 등 여전히 박 시장에 대한 보수층의 반감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감안해 박 시장은 50대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정책을 제시하는 등 중장년층 표심 잡기에 나선 바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 2년 8개월 동안 박 시장이 본인의 시정 철학을 구현하는 데 주력해 왔다면 앞으로는 확장된 비전과 정책을 통해 보다 더 넓은 계층과 집단을 포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