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2년 의료시설이 극도로 열악했던 영등포에서 개원한 이래 30여년간 무료진료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 온 홍익병원 라석찬(64)이사장. 그는 사회복지시설·결식아동·저소득층 등 불우이웃을 대상으로 드러나지 않고 소리도 없이 인술을 베풀어 왔다.라이사장이 지금까지 무료진료를 실시한 인원만도 5,000여명. 특히 저소득 실명환자 30여명에게 개안 수술비를 지원하는 등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지역사회 발전과 화합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라이사장은 개원 이래 전국 58개 사회복지시설의 회원으로 매년 1,200여만원씩 후원하고, 8개 장학회를 통해 매년 1,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보건사회 분야의 숨은 후원자로 감명을 주고 있다.
라이사장이 후원하고 있는 사회복지 시설로는 신망애육원·교남 소망의 집·SOS어린이마을·유니세프 등. 장학금은 소년소년가장과 환경미화원자녀·우당장학회 등을 통해 지급,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
그는 또 지난 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시 응급의료지원에 앞장선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당시 서울특별시병원협회 회장으로 43개병원 및 29개 응급의료센터에 응급대책반을 구성, 환자들을 96개 서울지역병원에 분산·입원시켜 효율적인 치료는 물론, 사회재난 관리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해 8월 경기 북부지역에서 엄청난 수해피해를 받았을 때도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갔다. 대한병원협회 부회장인 그는 의료지원단을 편성, 연인원 2만7,000여명의 환자를 진료했으며, 무료진료 활동에 참여하는 36개병원에 1회용 주사기를 전달하는 등 의료지원 사업에 앞장섰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술을 베푸는 의료인들이 많은데 큰 일을 한것도 없는 제가 이런 큰 상을 받게돼 그저 송구스러울 뿐』이라고 말한 라이사장은 『더 잘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동료 의료인들과 환자들을 위해 사랑과 성심을 다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그는 또 83년 강서경찰서 대공지도위원, 88년 양천구 의사회장을 맡으면서 교도소 미결수·재소자들에 대한 병보석 의료자문, 난치병 치료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의약담당검사·의료관련사건 담당검사와 정기적인 회동을 통해 16년간 각종 사건해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기도 했다.
성실한 납세로 96년에는 국세청장 표창을 받았다. 한국핵전쟁예방의사연맹(KPPVW)이사 및 부회장으로 핵전쟁 방지노력도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다. /박상영 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