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GS리테일과 A.S.왓슨의 합작사인 GS왓슨스가 홍대 상권에 첫 점포를 개점했다. 드러그스토어란 개념의 새로운 업태가 우리나라에 선을 보인 것이다.
사실 오래 전에 이러한 시도는 있었지만 실험 단계에 머물렀던 것을 보면 왓슨스의 출점이 국내 유통시장에 드러그스토어를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한 원년으로 보아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어쨌든 할인점ㆍ슈퍼마켓ㆍ백화점ㆍ편의점 등 거의 모든 유통업태에서 한국 토종기업들이 선두를 점하고 있는 현실을 비추어볼 때 합작사인 GS왓슨스가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낼지에 대해서 많은 관심과 우려가 있는 것 같다.
사실 토종기업들이 외국의 거대 유통자본에 맞서 고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토종기업이라는 명분때문이 아니라 국내시장을 이해하고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해 한국형이라는 좋은 콘셉트를 만든 것이 성공요인이라는 게 주위의 평가다.
그런 면에서 드러그스토어가 국내시장에서 고객에게 사랑받고 시장에서 인정받는 업태, 즉 한국형 드러그스토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과제 또한 적지않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상품면에서의 보완일 것이다. GS왓슨스는 홍대점 개점 이후로 명동점부터는 약국을 입점시켜 드러그스토어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법인약국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외국에서의 드러그스토어와 같이 표준화된 서비스, 고객요구를 반영한 구색 갖춤 등이 어렵다. 즉, 고객요구를 정확히 반영한 매장설계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반의약품(OTC)을 국민편의를 위해 일반 유통채널에서도 판매가 가능하도록 합리적인 선에서 확대해야 한다.
또한 국내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대부분 방문판매 형태로 유통되고 있어 아직 신업태에 대한 업태의 관심이 적다. 방판을 통할 경우 여러 유통단계를 거치므로 가격합리화가 어렵고 경쟁을 통한 시장가격 형성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영세 중소업체의 난립으로 소비자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결국 건강기능식품의 건전한 소비자 인식형성과 소비확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고민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이제는 드러그스토어의 진입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권익보호와 관련산업의 육성을 위해 기업ㆍ소비자단체ㆍ정부 등이 함께 모여 의약품 및 건강 기능식품 등의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보다 합리적인 룰을 통해 고객지향형의 한국형 드러그스토어의 성장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