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협회, 성전환 여성에게도 투어 개방

성전환수술로 여성이 된 선수들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LPGA는 2일(한국시간) 선수 투표를 통해 “태어날 때 여성이어야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폐지하는 데에 합의했다. 이번 투표는 한 성전환자가 세계 장타 대회 여자부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되자 지난 10월 LPGA와 대회 주최 측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어진 조치다. 소송을 제기한 성전환자는 전직 경찰관인 라나 로레스(Lana Lawless). ‘법을 무시하는’이란 뜻의 성(姓)을 지닌 이 성전환자는 지난 2005년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2008년 LPGA대회 여자부에서 비거리 254야드를 기록하며 우승해 논란을 일으켰었다. 그는 올해도 여자부에 출전하려고 했으나 대회를 주최한 ‘롱 드라이버스 오브 아메리카’는 '태어날 때 여자가 아니었던 사람은 여자부에 출전할 수 없다'는 LPGA 규정을 내세워 로레스의 출전을 막았다. 로레스는 LPGA 투어의 정책이 캘리포니아주 공민권에 어긋난다며 LPGA와 주최 측을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로레스는 올 5월 LPGA 퀄리파잉(Q)스쿨 출전 신청을 위한 공문을 보냈으나 거절당해 편견의 희생양이 됐다며 이 규정이 바뀔 때까지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LPGA 대회를 금지해 달라고 주장했다. 마이클 완 LPGA 커미셔너는 이번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몇 주 내에 현행 규정을 변경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내년부터는 성전환자의 출전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LPGA투어 선수들은 해묵은 논란에 대해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세계랭킹 3위 크리스티 커(미국)는 “우리는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다. 자격만 갖추면 그녀는 투어에서 뛸 수 있다”고 말했고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그런 변화를 수용하는 만큼 LPGA가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IOC는 지난 2004년 성전환 수술 후 2년 이상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하고 미국골프협회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도 성전환자들의 출전을 허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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