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외제 차 봇물/무역적자 부채질

◎재벌들 「마진 따먹기」 수입경쟁/올 작년 2배 만3천대… 대형은 절반 잠식외제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국내 대형차 시장을 절반 가량 차지한데 이어 중소형차 분야도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 특히 외제차수입은 과소비와 무역수지적자의 주범이 되고 있지만 통상압력, 단순마진만을 노린 재벌그룹들의 수입경쟁, 외제선호의식 등이 어우러지며 사실상 모든 규제장치가 사라져 판매급증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외제차판매는 1만3천대에 달해 지난해(6천9백대)보다 2배가량 증가, 국내시장의 1.1%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는 이런 급증세는 내년에 2만5천대로 늘어나면서 국내시장의 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들어 9월말까지 11개 공식수입업체들의 판매대수는 8천39대로 지난해 동기(5천2백37대)보다 53.5%나 늘었고, 여기에 수입차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비공식수입상(그레이임포터)의 실적까지 포함하면 1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업계는 외제차 수입확대의 심각성은 「돈되는 시장」인 대형시장(3천㏄ 이상)에서 외제차가 46%선을 차지, 시장잠식도가 우려할 수준이며 매출규모로 볼때 9월까지 5천5백억원을 넘어서면서 국내시장의 4.5%선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국산 소형차 내수시장에 맞먹는 규모다. 이런 상황전개는 「마진 따먹기」외에 국가경제에 별도움이 안되는데도 국내재벌그룹들이 막강한 자금력과 판매망 등을 등에 업고 무분별하게 수입권 확보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 크라이슬러의 수입을 대행하던 우성산업의 수입권을 따내기 위해 H, D그룹 등 4개재벌이 달려들어 경쟁하다 크라이슬러가 직판체제를 갖추자 수입딜러라도 무관하다며 수입에 열을 올리는 등 수입차업체들이 과소비 및 무역수지적자 확대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있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미국,유럽정부의 통상압력은 끊임이 없고, 덩달아 국내 수입업체들도 기가살아 자신들의 이해가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통산부,건교부 등에 주저없이 의견을 내고 있다』고 말한다.<박원배·정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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