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우면 살이 빠지고, 치매가 예방되며 정신적으로도 안정을 누릴 수 있다는 속설은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있을까? 그 해답은 한마디로 모두 「그렇지 않다」이다.최근 국내에서는 여성흡연이 급증하고 있다. 흡연여성의 60%가 바로 살을 빼거나 혹은 마른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실제 조사결과 이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병원 박혜순교수와 상계백병원 김성원교수팀은 최근 성인병 검진을 위해 내원한 499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흡연여성일수록 복부-둔부 둘레비가 증가하는 비만형 체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복부-둔부 둘레비란 엉덩이중 가장 넓은 부위에서 잰 둘레를 1로 봤을 때 배꼽을 기준으로 한 배의 둘레를 나타내는 비율. 조사결과 비흡연여성의 경우 복부-둔부 둘레비 평균치가 0.82인 반면 흡연여성은 0.85로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는 것.
전체 평균치가 0.827인 것을 고려하면 배둘레에 관한한 비흡연여성은 평균보다 훨씬 날씬한데 비해 흡연여성은 평균보다 뚱뚱하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복부-둔부 둘레가 높은 비만은 동맥경화나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아주 높은, 상태가 안좋은 비만형으로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우리 주위에는 거꾸로 알려진 잘못된 담배 속설이 많다. 구체적으로 이를 알아본다.
◇순한 담배를 피우면 폐암이나 기타 여러 질병들의 위험으로부터 조금은 더 안전하다=많은 사람이 그렇게 믿고 있으나 정답은 반대다. 최근 저니코틴이니 저타르니 해서 마일드, 라이트 등의 이름을 달고 수많은 담배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그러나 저타르 저니코틴 담배로 바꾼 많은 흡연자들은 저니코틴을 보충하기 위해 더 많은 양의 담배를 피우고 더 깊이 담배연기를 흡입, 오히려 더 건강을 망치는 경우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특히 담배연기가 인체에 끼치는 악영향은 비단 니코틴이나 타르뿐만 아니다.담배연기에는 수만가지의 발암및 독성을 가진 성분들이 있는데도 『순한 담배니까 괜찮겠지…』란 생각으로 깊숙히 들여마심으로써 담배연기 속에 들어있는 나쁜 물질을 체내에 집어넣는 잘못된 행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연기를 곧바로 내뱉는 「뻐끔담배」 역시 농도유지를 위해 더 많은 양을 흡연, 자신이 피해를 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사람들에게도 간접흡연의 피해를 끼칠 수 있다.
◇담배를 피우면 살이 빠진다=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중추신경을 니코틴이 조절하여 체중을 줄인다는 주장부터 여러가지 「설」로 담배를 피면 살이 빠진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복부비만이 증가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물론 담배를 끊으면 여러가지 이유로 살이 조금 찌는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몸의 기능이 정상화되고 흡연욕구를 누르기 위해 먹게되는 여러가지 음식물들이 원인일뿐. 금연할 정도의 의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음식량 정도는 조절가능한 일이므로 체중 때문에 담배를 못끊는다는 생각은 아예 버리는 것이 좋다.
◇담배를 끊으면 모든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난다=물론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더욱더 흡연자들은 곤경에 빠뜨리는 것이 현실. 그래도 많은 사람이 수개월에서 3~4년 정도 금연을 하면 폐암 등으로부터 완전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테지만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10년 정도는 질병의 위험이 금연후에도 충분히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사망한 SK그룹 최종현회장 역시 담배를 5년전에 끊고도 폐암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또 이것뿐만 아니라 간접흡연에 의한 위험도 여전히 높다. 특히 내뱉는 연기속에는 더 많은 유해성분이 들어 있어 최근의 간접흡연에 대한 질병의 증가세를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담배를 필 때 「핑」하는 기분은 담배의 환각효과 때문이다=사람들이 처음 담배를 필 때에 일반적으로「핑」하는 기분을 가지게 된다. 약간의 어지럼증과 함께 찾아오는 이 증상은 초연자 뿐아니라 끊거나 오랫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사람에게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이것은 담배의 환각효과로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FDA의 니코틴에 대한 마약판정은 그것의 중독성 때문이지 환각적 효과 때문이 아니다. 이 현상은 담배연기 속에 들어있는 일산화탄소가 산소보다 헤모글로빈과의 흡착력이 약 270배 정도가 강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증상으로 체내의 헤모글로빈이 산소의 전달을 못하게 되어 순간적인 뇌의 산소부족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흡연과 피임약=피임약과 흡연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태반이다. 그러나 사실은 심장건강에 큰 위험요인이다. 피임약을 사용중인 여성은 피임약을 사용하지 않는 여성에 비해 심장발작에 더 위험하며 피임약을 복용하면서 흡연을 한다면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더욱 증가한다. 따라서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은 금연을 하든가 다른 형태의 피임방법을 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신정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