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다른 사용자의 컴퓨터를 해킹한 후 이를 통해 스팸 메일을 보내는 일명 ‘좀비PC’ 퇴치작전에 돌입한다.
8일 방통위는 갈수록 지능화하는 스팸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좀비 PC'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좀비PC란 스패머들이 다른 사용자 몰래 스팸 메일을 발송할 수 있는 악성 프로그램을 침투시킨 컴퓨터로, 스패머들은 해당 PC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데로 스팸 메일을 대량 발송할 수 있다.
방통위는 이를 위해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기간통신 3사와 공동으로 개인이 특정 IP(25번 포트)를 통해 메시지를 발송하는 행위를 봉쇄하고 대신 보안성이 강화된 포트를 통해서만 메일을 보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좀비PC들이 메일을 통해 감염된다는 점을 감안, 해킹과 메일에 대한 보안성을 강화해 스패머들의 해킹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조치는 늦어도 상반기 안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아웃룩(Outlook)'을 이용해 메일을 주고 받던 사용자들은 기존 방식 그대로는 이용할 수 없고 IP포트를 변경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현재 이러한 개인메일 이용자수는 대략 30만~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포털이나 기업의 이메일을 이용하는 네티즌들은 아무런 영향이 없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스팸 발송국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지만 이번 조치가 실행되면 이런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