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송하역노조 산하 화물연대가 부산항 봉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철강물류 대란에 이어 또 다시 경제에 파장이 우려된다. 부산항은 국내 컨테이너 물동량의 80%가 넘는 하루평균 8,000여개(20피트 기준)의 컨테이너가 처리되는 곳이어서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수출 대동맥`이 막히게 돼 침체의 터널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경제에 치명타를 가할 수도 있다.
◇부산항 봉쇄 움직임=화물연대 부산지부는 정부가 화물연대와의 협상에서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을 경우 부산항 봉쇄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화물연대는 소속 컨테이너 차량 4,000여대의 운행을 8일부터 중단하고 비상대기 상황에 들어갔으며 다음달 30일까지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우암부두 등 부산항 컨테이너부두 입구에 집회신고를 내놓고 있는 상태다.
화물연대 부산지부는 화물연대와 정부간의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9일부터 부산항과 고속도로, 국도를 점거하는 등 본격 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화물연대 부산지부는 특히 전날 화물연대 조합간부가 비조합원에게 집회동참을 권유하며 시비를 벌이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감정이 격앙돼 있는 상태다.
화물연대측이 부산항 봉쇄에 들어가게 되면 컨테이너 수출입 물동량이 올스톱돼 `항만물류 마비`를 불러오게 된다. 수출입 물동량의 발이 묶이면 수출업체의 납기가 지연되는 등 `철강대란`과는 비교할 수 없는 후유증을 몰고 올 가능성이 크다.
◇포항지부는 이틀째 협상=화물연대 포항지부는 이날 포항지역 운송업체와 교섭에서 이틀째 협상을 계속했다.
이날 오전 협상에서는 운송업체가 운송요금 인상폭을 높임에 따라 한때 견해차가 좁혀지기도 했으나 운송요금 인상폭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 하루종일 밀고당기는 협상이 계속됐다.
포항지역 이날 9개 운송업체들은 5~13%의 운송요금 인상안을 제시한데 반해 화물연대는 당초 30%를 주장하다 이날 오후들어 23%까지 낮췄으나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또 운송업체 대표들은 화물연대측이 요구한 주요 쟁점사안 가운데 화주로부터 받은 운송비 공개에는 난색을 나타냈고 지난 4월 28일 이후 화물연대 투쟁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 등의 면제에 대해선 전체적인 협상합의가 이뤄져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혀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화물연대가 전날 포스코 정문 봉쇄를 철회, 물류수송이 재개되면서 이날도 제품 출하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또 고철반입 중단으로 4기의 전기로 가운데 3기의 가동을 중단했던 INI스틸은 원자재공급 재개로 전기로의 가동이 정화화 됐다.
화물연대 경인지부가 업무에 복귀함에 따라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경인ICD)도 수출입 물동량을 운송하는 등 이날 정상적인 흐름을 되찾았다.
◇산발적 여진은 계속=이런 부분적인 정상화에도 불구하고 파업의 여진은 이날에도 계속됐다. 시멘트 원료수송차량의 경우 화물연대 경남지부와 운송회사인 세화통운측이 심야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자재 입고 우선 보장을 요구하는 회사측과 운송비 인상 선타결을 주장하는 노조측 입장이 맞서 진통을 겪었다.
경남지부는 회사측에 운송비 40% 인상을 요구했고 회사측은 자체안을 내놓지 않고 포항 등 다른 지역에서 타결되는 상황을 봐가며 동종 업계 수준에서 제시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화물연대 충청지부는 충남 당진의 한보, 환영철강 공장 앞에서, 광주ㆍ전남지부는 전남 광양시 태인동 문배철강 앞 도로 등에서 3일째 집회를 가졌다.
화물연대 충청지부 조합원들은 전날 협상 진척으로 오후 한때 정문 봉쇄를 해제하기도 했으나 최종 협상 타결이 무산되면서 다시 봉쇄시위를 벌이면서 한보철강과 환영철강의 철근제품 출하가 사흘째 전면 중단됐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