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절반 "표준말 못 알아 들어요"

중국 13억 인구 가운데 6억명이 표준말에 해당하는 푸퉁화(普通話ㆍ만다린)를 알아듣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홍콩 빈과일보(Apple Daily)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50년간 전국적으로 푸퉁화 보급 운동을 펼쳤는데도 현재 전체인구 가운데 53%만 푸퉁화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7%는 농촌지역의 1,000여 종에 달하는 토속 방언이나 소수민족어를 주된 언어로 사용하면서 푸퉁화를 말하거나 알아들을 수 없다. 실제 생활에서는 80% 이상의 중국인이 푸퉁화를 사용치 않고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쓰촨(四川), 싼시(陝西), 산둥(山東)과 동북 3성에서 미국의 ‘톰과 제리’, 일본의 ‘짱구는 못말려’ 등 어린이 만화영화를 수년전부터 현지 방언으로 더빙해 방영해 왔을 정도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최근 각 방송국에 방언으로 외국 영상물을 번역하거나 더빙한 프로그램을 방영치 못하도록 일률 통보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앙정부의 방언억제 정책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천장타이(陳章太) 국가언어문자위원회 고문위원은 “정부는 전국에 통용되는 푸퉁화의 확대 보급을 추진해야 하지만 동시에 방언을 소멸시키는 조치를 취해서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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