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내년부터 도래하는 2~3년 만기 중장기 외채 190억달러 규모 중 상당부분을 저리의 외자를 유치, 10월8일에 앞당겨 상환할 계획이었으나 개별 은행별로 당초 방침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은행권은 특히 8월~9월 사이 10억달러 이상을 빌려올 계획이었으나 대우사태 이후 국제시장에서 차입금리가 예상보다 높은 선에서 호가됨에 따라 차입계획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의 경우 1억달러 규모를 차입하기 위해 가격절충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대우사태 이후 국내 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이유로 외국 투자가들이 스프레드(가산금리)를 1.3~1.4%포인트 이상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우사태 이전 차입을 확정하고 13일 차관단대출로 리보(런던은행간금리)에 1.125%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1억달러 규모의 외자도입 정식계약을 체결할 예정인 신한은행에 비해 상당폭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처럼 비교적 성공리에 차입을 마친 신한은행 조차도 10월8일 2년 이상 중장기 외채를 전부 조기상환할 계획이었으나, 일부만 상환하고 나머지는 내년 4월 만기 때 국가 상황에 따라 상환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은행 관계자는 『미국 금리인상과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 등 대외변수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쉽사리 조기상환에 나서기 힘들다』며 『9월께 상환여부를 최종 결정하겠지만 현재로선 보수적 판단 아래 상환규모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외에 한미 등 여타 은행들도 조기상환 일정을 일부 수정하는 방안에 대해 내부 검토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