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女프로 2부투어 존폐위기

국내 여자 프로 골프계 2부 투어인 `드림 투어`가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아파치 투어`로 치러졌던 KLPGA 2부 투어는 시즌 상금 일부를 선수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올 시즌은 스폰서가 나서지 않아 투어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5개 대회, 총상금 1억5,000만원으로 치러진 아파치 투어는 지난 9월 초 5차 대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지만 4개월이 지나 해가 바뀐 3일 현재까지 4, 5회 대회 상금이 아직까지 지급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드림투어 30위 이내에 들어 100여 만원의 시즌 상금을 획득한 것으로 기록된 A선수의 경우 “상금 기록은 100만원이 넘지만 실제 받은 돈은 30만원 수준”이라며 “아직 상금이 다 입금되지 않아 연초에 계획했던 동계 전지 훈련 일정을 미뤄야 할 형편”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이에 대해 지난해 타이틀스폰서 동광산업 측은 “지난 연말까지 8,000만원을 협회에 전달했고 나머지 7,000만원은 이 달 15일과 말일에 나눠서 완납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측은 협회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동광산업 측이 간곡하게 부탁을 해 왔다”며 선수들에게 기다려 줄 것을 당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KLPGA 2부 투어가 상금 지급이 어려울 정도로 고전하고 있는 것은 협회 측이 시즌이 코 앞에 닥친 상황에서 스폰서를 유치, 상세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기에 급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2부 투어의 홍보 효과를 보다 설득력 있게 전달, 상금 등을 미리 예치할 수 있는 든든한 스폰서를 영입하지 못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KLPGA측과 협회 공식 마케팅사인 코스포 측은 2003 시즌을 앞둔 현재 2부 투어 제안서를 몇몇 업체에 제시했으나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은 10개 대회, 총상금 6억원 규모로 치러진 남자 골프계 2부 투어와 대조를 보인다. 또 15개 대회 총상금 29억원 규모로 진행된 지난해 여자 골프계 정규 투어와도 지나치게 차이가 난다. 골프계 관계자들은 “2부 투어는 대부분 계약관계가 없는 세미프로 선수들이 출전하기 때문에 주최사의 로고가 새겨진 모자나 셔츠 등을 착용하게 해 노출을 극대화할 수 있고 유명세를 탄 선수와 협상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 받는 등 스폰서의 이득이 정규대회 못지않다”고 기업체의 적극적인 관심을 호소하는 한편 “협회 측에서도 정규 대회 유치에만 신경 쓰지 말고 보다 적극적으로 2부 투어를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KLPGA 2부 투어는 남자프로골프 KTF투어에 자극 받아 지난 2000년에 출범, 배경은(18ㆍCJ)과 윤지원(22ㆍ휠라코리아), 전미정(22) 등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하는 등 국내 프로골프 발전에 적잖은 공적을 남겼으나 매년 스폰서 문제로 애를 먹어 왔다. 첫해 미사일골프코리아가 주최했으나 1년 만에 손을 뗐고 이듬해인 2001년에는 스폰서가 나서지 않아 KLPGA가 자체적으로 치르는 고육지책을 쓰기도 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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