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맨이 들려주는 글로벌 스토리] <2> 캐나다 원주민과 상생하기

이해관계 얽힌 프로젝트 진행땐 일자리 창출 등 파트너십 강조를


혹시 지난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의 엠블럼을 기억하십니까. 돌덩어리로 쌓은 조형물인 '이눅슈크'를 형상화한 엠블럼이었는데요. 이눅슈크는 캐나다의 원주민인 이누이트족의 언어로 '친구'를 의미하는 말이고 원래는 이정표로 쓰였다고 합니다.

캐나다에는 이누이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원주민은 유럽인들이 이주해오기 전부터 북미에서 거주했던 민족들과 그 자손을 가리키는데 전체 인구 3,500만명 중에서 그 수가 100만여명입니다. 크게 이누이트와 메티스, 퍼스트 네이션스의 3개 집단으로 구분하지만 부족 수로 따지면 600개가 넘습니다. 부족별로 쓰는 언어도 50종 이상입니다. 이 때문에 원주민들이 많이 사는 노스웨스트준주 정부의 회의에는 통역원이 수십명씩 필요하다고 하네요.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누이트족과 퍼스트 네이션스는 1995년 캐나다 정부로부터 자치정부의 권리를 인정받았습니다. 이 덕분에 내부 문제뿐만 아니라 토지ㆍ자원 등과 관련해 결정할 권리와 정부구조ㆍ토지관리ㆍ의료서비스ㆍ아동복지ㆍ교육ㆍ주택ㆍ경제개발에 관해 협상할 자격도 갖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요. 최근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한 원주민 부족은 캐나다 정부의 노던 게이트웨이 송유관 건설계획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송유관이 지나갈 지역의 땅을 소유한 이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가 성사되려면 지역별 공청회에서 모든 부족의 동의를 구해야만 합니다.

전문가들은 캐나다에서 원주민의 이해관계가 얽힌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무조건 좋다는 식의 접근보다는 그들의 입장을 먼저 이해하려는 자세가 먼저 필요하다고 귀띔합니다. 수익만으로는 설득이 어렵습니다. 단순히 프로젝트의 수익성만으로 원주민들을 설득하려고 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부지기수인데요. 대신 프로젝트로 창출될 일자리를 강조하며 젊은 원주민들이 참여하는 파트너십을 제안하는 쪽이 승산이 큽니다. 이렇게 그들의 고민을 진심으로 이해해야 원주민들의 태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꼭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황홍구 KOTRA 밴쿠버무역관 과장

※이 글은 다음주 KOTRA OIS홈페이지(www.ois.g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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