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음악의 라이선스 수출만으로는 어렵다. 최근 한국 뮤지컬은 진출 방식을 다변화하며 전략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 뮤지컬의 해외진출에서 눈에 띄는 점은 '한복을 벗었다'는 것이다. '한국적인 소재'에서 벗어나 전 세계인이 관심을 가지는 글로벌 소재로 접근해 생소함이나 거부감을 없앤 것이다. '프랑켄슈타인'을 제작한 충무아트홀은 '전 세계인이 아는' '공감할 법한' 명작 가운데 '저작권 기한이 만료된' 콘텐츠를 중심으로 뮤지컬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CJ E&M은 '한복 벗은 K뮤지컬'에 '우회수출'이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지난 2013년 미국에서 초연한 뮤지컬 '킹키부츠'는 같은 해 4월 정식 개막(3월5일 프리뷰 오픈, 4월5일 정식 개막) 이후 평균 95.13%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올 3월 기준 1억4,237만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라이선스 공연도 성공적으로 마친 이 공연의 제작비는 1,350만달러, 우리 돈 135억원이다. CJ E&M은 이 중 100만달러(10억원)를 투자했고 7.5%의 지분율을 확보하며 공동 프로듀서로서 작품 제작에 함께 참여했다. 이 같은 지분 덕에 킹키부츠의 미국 초연 이후 첫 해외 라이선스 공연은 한국에서 첫 테이프를 끊을 수 있었고 CJ E&M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공연권을 획득했다. 킹키부츠의 흥행으로 CJ E&M은 지난해 브로드웨이 및 전미 프로듀서 및 공연장 협회인 '브로드웨이 리그(The Broadway League)'의 첫 한국인·한국단체 가입 멤버가 되며 활동 반경을 넓히게 됐다. CJ E&M의 한 관계자는 "향후 '보디가드' '백투더퓨처' '빅피쉬' 등도 제작 단계부터 투자해 공동 프로듀서 자격을 갖고 아시아 시장의 공연권을 확보하는 전략적인 해외진출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로드웨이의 '어거스트러쉬'의 경우 CJ E&M이 메인 프로듀서로 기획 및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지 제작으로 해외시장 문을 두드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뮤지컬 '영웅' '명성황후'를 제작한 윤호진 연출은 한국이 아닌 중국 시장을 겨냥한 현지제작 뮤지컬을 준비하고 있다. 윤 연출은 "한국에서 흥행한 작품을 투어 공연을 통해 외국에 소개하는 것은 비용이나 시간에서 한계가 많다"며 "경제발전으로 공연예술·문화생활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중국 시장에서 아시아의 정서적 친근감과 한발 앞선 제작력으로 새 시장을 모색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