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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1년 전인 지난 2014년 3월31일 삼성SDI는 제일모직 흡수합병을 공식 선언했다. 이어 1년 동안 숨 가쁘게 이어진 삼성 사업구조 재편의 본격적인 첫걸음이자 이재용호(號)의 출범을 대내외에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어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버랜드는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바꿔 달았고 비핵심 계열사로 분류된 삼성테크윈 등 4개사는 한화에 매각됐다.
제일모직(옛 에버랜드)은 연말에 상장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밑그림도 그렸다. 얽히고설킨 계열사 간 지분구조도 상당 부분 단순화됐다.
삼성물산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5.09%를 취득했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계열사가 가진 삼성카드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가 지닌 삼성화재 지분과 삼성화재의 자사주도 넘겨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도한 이 같은 '초(超) 선택과 집중'의 결과는 어땠을까.
성과를 말하기에는 분명히 이른 시점이지만 단서는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삼성SDI와 제일모직(흡수합병 후 소멸), 에버랜드(현 제일모직)의 합산 매출 총액은 11조655억원, 영업이익은 2,951억원이었다.
매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업익이 적은 구조다.
하지만 이들 3사의 사업부를 떼어서 붙이는 사업구조가 진행된 2014년 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지난해 삼성SDI와 제일모직 및 에버랜드가 에스원에 넘긴 건물관리사업부 매출을 모두 합치면 총 10조9,673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들이 낸 영업이익의 합은 같은 기간 3,183억원으로 200억원 이상 늘었다.
한마디로 더 작지만 더 단단한 사업구조를 만들어낸 셈이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위기 때마다 선제적으로 변화에 나선 삼성의 변신이 사업구조 재편 빅뱅 이후 1년 만에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