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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시장이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전셋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고 거래량도 두 달 연속 최고 거래량을 기록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저금리 장기화와 집값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겹치면서 당분간 전세난과 거래 활성화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다 ‘미친 전셋값’
도무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전셋값이 최근 그 위세를 더 키우고 있다. 특히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70%를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1일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0.6%로 1998년 12월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의 전세가율 역시 평균 66.8%로 1998년 조사 이후 가장 높았다.
구별로 70%를 넘은 곳은 성동(70.2%)·강서(70.0%)·구로구(70.2%) 등 세 곳이 추가돼 총 10곳으로 늘어났다.
전셋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이유는 봄 이사철과 재건축에 따른 수요 증가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수기도 못 막은 아파트 거래량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8,144건으로 잠정 집계돼 지난 2006년 실거래가 조사를 시작한 이후 2월 거래량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해 2월(7,834건)에 비해 4%, 지난 1월 거래량(6,866건)보다도 18.6% 증가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1월에도 실거래가 조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늘어났다. 특히 2월은 거래 수요가 별로 없고 설 연휴에 매매일수가 상대적으로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최고를 기록했다는 데 대해 전문가들도 의외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연초부터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전세의 월세 전환에 따른 전세품귀 현상에다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전셋값, 강남권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겹치며 세입자들이 대거 내집마련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디딤돌대출 등 정부의 저금리 대출 확대와 재건축 규제 완화 등 부동산 경기 부양책으로 집값이 더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빚이라도 내 집 사자… 주택담보대출 8배 껑충
주택담보대출도 올 들어 두 달 만에 3조원 넘게 증가하는 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
1일 금융권에 따르면 7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316조4,539억원에서 지난달 말 319조9,000억원으로 늘어 올해 들어 3조4,481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대출증가액(4,230억원)보다 8.2배나 많은 것으로 동기 대비 사상 최대다.
특히 2월 증가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2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조1,880억원에 그쳤으나, 올해에는 2배가 넘는 2조4,868억원에 달했다.
더구나 지난해 2월에는 설 연휴가 없어 은행 영업일이 20일에 달했고, 올해 2월에는 설 연휴가 있어 영업일이 17일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2월 주택담보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우려를 낳고 있는 가계빚이 올해도 급증할 경우 경제에 심각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가계부채 잔액은 1,089조원으로 한해 동안 무려 67조6,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가계부채 연간 증가액으로는 사상 최대였던 지난 2011년의 73조원과는 불과 6조원 차이도 안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완화 대책이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가져올 지는 모르지만 이로 인해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의 위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너무 늦기 전에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