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안정 보고서] IMF “이라크戰 금융시장에 타격”

국제통화기금(IMF)이 27일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 되면 국제 금융시장이 침체하고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일어날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IMF가 이날 발표한 반기 국제금융안정 보고서는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성장률 하락, 투자심리와 소비심리의 악화 등이 회복기미를 보이던 세계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어 “금융시장이 단기전 시나리오를 이미 반영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이라크전이 어떤 식으로 끝나더라도 시장의 신뢰에 타격이 가해져 충격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계속돼 금융시장을 압박할 것이며 높아진 테러 위협도 금융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IMF는 특히 유럽의 보험사들이 금융시장 불안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의 생명 보험사들은 주가가 하락하자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서 시장 불안을 가속화 시키고 있으며, 이들 기업들의 재무건전성도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가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위험회피 서비스의 기능이 약화되며 세계 금융권의 불안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저금리 정책에 따라 프레디맥, 패니매 등의 주택자금대출기관이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IMF는 경고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최저로 떨어진 이자율이 갑자기 상승하는 경우 이들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가치가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주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며 미국의 기업연금제도도 자금난에 빠지며 금융불안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IMF는 지적했다. 주가하락에 따라 연금자산의 가치가 크게 폭락, 기업의 실질적 채무가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IMF는 부실채권으로 고전하고 있는 일본경제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보고서는 “기업이 구조개혁에 성공하면 은행의 담보자산 질이 개선돼 금융 쪽도 체질이 강화될 것"이라며 일본의 구조개혁 노력이 보다 강력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대환기자 d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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