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였지만 정작 먹을 건 없었다.
주요 전기차주들이 전날 열린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기업설명회(IR)에 대한 실망감에 동반 하락했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가 전날보다 3.17% 떨어진 것을 비롯해 우리산업(-12.17%), 상신이디피(-11.54%), 피엔티(-10.22%) 등 전기차 관련주들이 크게 하락했다.
전날 열린 테슬라의 첫 국내 IR에서 테슬라 측이 국내 2차전지 제조사의 공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데 따른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전날 테슬라 주가가 캘리포니아공장 기계 오작동에 따른 직원 부상 소식에 10.24% 급락한 것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비록 테슬라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훼손되면서 이날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기본적인 펀더멘털이 받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이승철 신영증권 연구원은 "비록 테슬라의 모멘텀은 줄었지만 삼성SDI가 생산한 배터리를 장착한 BMW의 전기차가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어서 2차전지의 성장성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으로 테슬러의 거품 논쟁이 삼성SDI 주가에 부담스러운 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큰 방향성에서의 성장성 훼손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2차전지주로 분류되는 LG화학은 이날 주가가 3.11% 오르며 다른 전기차주들과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다른 전기차주들과 달리 2차전지 이외에도 다양한 화학사업군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주가가 차별화된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도 화학업종의 업황 및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며 한화케미칼(1.98%), 롯데케미칼(0.69%) 등 주요 화학주들은 일제히 상승했다.
이승철 연구원은 "삼성SDI는 2차전지 사업이 전체 사업에서 3분의2 정도를 차지하는 반면 LG화학은 4분의1 수준"이라며 "이 같은 사업 구조 탓에 삼성SDI 주가가 전기차나 테슬라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LG화학은 비교적 둔감한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