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 탄생500주년‥역사탐방 가볼만경북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680의 도산서원은 위대한 유학자요 교육가였던 퇴계(退溪) 이황(李滉)이 벼슬길에서 물러나 성리학을 연구하며 제자들을 가르치고, 때로는 낙동강변의 절경을 바라보며 풍류를 즐기던 역사의 현장이다.
올해는 이퇴계가 태어난지 꼭 500년이 되는 해이다. 역사적인 해를 맞아 그옛날 참교육의 전당이던 도산서원을 찾아보자. 그리고 퇴계의 올곧은 선비정신과 위대한 업적을다시한번 되새겨보자.
본래 도산서원은 1557년(명종12) 퇴계가 벼슬길에서 잠시 물러나 이곳에 도산서당과 농운정사를 지어 학문을 연구하고 제자를 기르던 곳으로서 퇴계 생시에는 이 두채의 건물밖에는 없었다.
그뒤 퇴계가 세상을 떠난지 4년째되던 해인 1574년(선조7)에 제자들과 이고장 유림이 힘을 합쳐 도산서당 뒤에 선생을 추모하고 이어받은 학문을 더욱갈고 닦고 빛내기 위해 도산서원을 세웠으며, 그 이듬해에는 선조가 당대명필인 석봉(石峯) 한호(韓濩)의 친필인 '陶山書院' 현판을 보내 이른바 사액서원이 되었다.
따라서 정확히 말하면 도산서당은 퇴계 자신이 지은 것이고 도산서원은 제자들이 세운 것으로 별개이지만 한울타리 안에 있기에 편의상 도산서원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동안 퇴락했던 도산서원이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은 1969년에 사적170호로 지정하고, 이듬해까지 보수 정화사업을 통해 30채의 건물을 포함한 약10만평의 경내외를 성역화한 다음이다.
퇴계 이황은 1501년(연산군7) 11월25일 안동시 도산면 온혜리에서 가난한 시골선비 이식(李埴)과 춘천박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진성(진보). 어려서 부친을 잃고 홀어머니 밑에서 고생하며 자랐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34세 때 대과에 급제, 벼슬길에 나아갔으나 인종ㆍ명종대의 혼란한 정치판에 환멸을 느껴 벼슬살이와 은둔생활을 되풀이하다가 49세에 은퇴하여 70세로 세상을 뜰때까지 대부분을 도산서원에서 보냈다.
퇴계가 후학지도를 시작한 것은 그의 나이 50세되던 1550년(명종5). 풍기군수를 사임하고 낙향한 다음해였다.
현재 도산서원은 퇴계가 기거하던 완락재, 제자들을 가르치던 마루가 암서헌, 출입문인 유정문, 앞마당의 연못 정우당, 샘터 몽천, 화단 절우사 등이 있다.
서당 서쪽의 농운정사는 제자들이 머물며 배우던 건물로서 공부하던 마루를 시습재라 했고, 공부하다 쉬던 마루는 관란헌이라고 했다. 나이든 제자들은 동쪽방에, 어린 제자들은 서쪽방에서 기거했다.
전교당은 도산서원의 중심건물로서 진도문 안에 있다. 1574년(선조7)에 세워져 각종 행사시 강당으로 쓰였으며, 현재 보물210호로 지정되어 있다.
전교당 서쪽의 한존재는 원장의 거실 겸 사무실. 전교당과 마주보고 있는 동재와 서재는 유생들이 머물며 학문을 닦던 곳이다.
또 진도문을 중심으로 동서 양쪽에 배치된 광명실은 도산서원의 장서고로서 1930년에 중건된 이 서고에는 퇴계의 문도를 비롯, 유학자들의 저술 4,917권을 소장하고 있다.
도산서원관리사무소장 김정인씨는 이는 전국 서원 가운데 고서와 진본이 가장 많은 기록이라고 한다.
전교당 동쪽의 장판각은 출판소 역할을 하던 건물로 퇴계의 저술을 비롯한 2,790장의 판각이 보존하고 있다.
서원 뒤쪽의 상덕사는 퇴계와 그의 수제자인 월천(月川) 조목(趙穆)의 위패를 모신 사당으로 보물211호로 지정되었으며, 해마다 2월과 8월에 두사람에게 제향을 올리는 곳이다. 옥진각은 1970년에 신축한 유물전시관이다.
서원 맞은편 강건너 석축위의 건물은 경북도문화재33호로 지정된 시사단으로서 1792년(정조16) 임금이 평소 흠모하던 퇴계의 학문과 덕망을 기리고 이고장 선비들의 사기를 높여주고자 특별과거인 도산별과를 치르도록 한 곳이다.
도산서원 경내에는 이 밖에도 퇴계가 즐겨 산책하던 천연대와 운영대 등 곳곳에 퇴계의 자취가 서려있어 그의 유덕을 기리는 후학들의 발길이 끊이지않는다.
퇴계의 묘는 도산서원 북동쪽 도산면 토계리 건지산 남쪽기슭에 있으며, 도산서원 인근에는 퇴계가 젊은시절 학문을 닦던 청량산을 비롯하여 봉정사 안동민속촌 오천문화재단지 도산온천 하회마을 병산서원 등 찾을만한 곳이 많다.
▦교통= 김포공항에서 예천행 항공편이 하루 3회 있고, 청량리역에서 안동행 열차가 하루 7회씩 있다.
또 전국 주요도시와 안동이 시외버스로 연결된다. 승용차는 중앙고속도로로 안동시내로 들어가 시청앞 남부사거리에서 좌회전, 봉화ㆍ태백방면 35번국도를 탄다. 안동호를 오른쪽에 끼고 동북쪽으로 약26km를 달리면 도산서원 입구다.
▦현지문의= 도산서원관리사무소(054-856-1073)
황원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