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성장 담론만으론 박근혜 못이겨"

손학규·문재인과 차별화 시도… 좌클릭이 총선 패배 원인 지적에 불만
정세균 26일 대선출마 선언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19일 "최근 당내에서 '성장' 얘기가 있는데 성장 담론으로만 경쟁해서는 상대방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손학규ㆍ문재인 상임고문이 각각 '진보성장론' '성장ㆍ복지 조화론' 등 복지의 성장 담론화에 나서고 있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 고문은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당 정치개혁모임 간담회에 참석해 "성장은 양극화 및 고용 문제 해소,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등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지 그 목표로 제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강조해야 하는 부분은 삶의 질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4ㆍ11 총선 패배 이유 중 하나로 '진보로의 좌클릭'이 거론됐던 것에 대해서도 "도대체 좌클릭을 해서 뭐가 잘못됐다는 것인가"라며 "좌클릭이 잘못됐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4년간 용산 참사, 한진중공업 사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촛불집회, 제주 강정마을 등 주로 현장에서 진보적 행동을 보여왔던 그가 이번 대선에서 '진보'적 가치를 내걸어 다른 주자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핵심측근은 "정 고문이 '경제민주화'를 여의도 정가에서 가장 먼저 부르짖은 정치인으로서 어떤 진보를 말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다음달께 구체적인 담론을 정리해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야권의 또 다른 잠룡인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26일 오후2시 서울 종로4가 광장시장 내 만남의 광장에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당초 24일로 잡았으나 상인연합회에서 시장이 열리는 평일로 출마 선언일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해 26일로 최종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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