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김황식 총리 후보자를 최종 낙점하기 전에 ‘제4의 총리 후보’를 유력하게 검토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19일 “청와대에서 3배수로 압축된 총리 후보 이외에 깜짝 놀랄 만한 인물이 4번째 유력 후보로 검토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그 인물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황식 총리 후보자와 함께 3배수로 압축됐던 인물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임태희 대통령실장이었다. 이 대통령의 ‘제4의 총리 후보’는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집권 후반기를 맞아 지속적으로 추진됐던 정치권의 ‘세대교체’ 바람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6ㆍ2지방선거 패배 직후인 지난 6월 14일 라디오 연설을 통해 “지금이 여당도 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시대를 주도하는 젊고 활력있는 정당으로 변모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며 ‘젊고 활력있는 정당론’을 강조했고, 이후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거센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었다. 당시 이 대통령의 ‘젊고 활력있는 정당론’은 지방선거 패배후 당내에서 젊은 층과 소통 가능한 40~50대를 당의 간판으로 세워야 한다는 세대교체론이 급부상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남경필(4선), 원희룡, 임태희, 권영세(이상 3선), 나경원(재선) 의원,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의 인물이 자천타천으로 이에 부합하는 인물로 급부상했다. 이후 세대교체는 현실로 나타났다. 7월 8일엔 고용복지부 장관이던 임태희 의원을 대통령 실장에 기용됐고, 이어 14일 한나라당 최고위원에 나경원 의원이 당선됐으며, 19일에는 올해 46세인 원희룡 의원이 사무총장에 기용됐다. 그리고 8월 8일에는 ‘깜짝 놀랄만한 총리 후보자’로 김태호 전 지사가 낙점됐다. 이로써 이 대통령의 화두로 던진 ‘세대교체’가 당ㆍ정ㆍ청에 걸쳐 완결되는가 싶었으나, 결국 김 전 지사의 낙마로 미완의 작품으로 남게 됐다. 여권의 ‘깜짝 놀랄 만한 후보’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임기 후반을 넘어선 지난 1995년 10월 “국민이 깜짝 놀랄 만한 젊은 후보를 내세워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후 당시 47세인 이인제 전 경기지사가 ‘차기 대선 후보’로 급부상했었다. 또한 김태호 전 지사의 총리 후보 기용 직전에도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가 “깜짝 놀랄 만한 후보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청와대는 김황식 후보의 내정에 앞서 전직관료 출신, 전직 장관, 학계, 언론계, 외교관 등 광범위한 총리 후보를 찾았으며, 아주 세밀한 검증에 들어간 사람도 두 자리 수 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