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혁, "최선을 다한 당신이 진정한 승자"

끝내 못이룬 메달의 꿈

4전5기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도전만으로도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이자 맏형 이규혁(32ㆍ서울시청)이 결국 16년 동안 이어진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규혁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치러진 밴쿠버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09초92의 기록으로 9위에 머물렀다. 앞서 지난 16일 열린 500m에서도 15위에 그친 그는 1,500m와 1만m, 팀추월 등 종목에는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노 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스스로 "마지막 도전"이라고 말했던 이규혁은 사실상 한 개의 메달도 목에 걸지 않은 채 5차례나 밟은 올림픽 무대를 떠나게 된 셈이다. 1994년 릴레함메르올림픽 때 중학생 시절 첫 올림픽 무대를 경험한 이규혁은 500m에서 36위에 그쳤다. 이후 2006년 토리노올림픽까지 매번 올림픽 시즌이 다가올 때마다 금메달 후보라는 기대 속에 경기에 나섰지만 결과는 늘 아쉬웠다. 특히 지난 토리노올림픽 때는 주종목으로 내세웠던 1,000m에서 0.05초 차로 동메달을 놓치면서 또 한번 올림픽 메달의 기회를 날렸다. 여전히 아시아기록 2개(1,000mㆍ1,500m)와 한국기록 2개(1,000mㆍ스프린트 콤비네이션)를 보유하고 있는 이규혁은 18일 1,000m 경기가 끝난 뒤 은메달을 따낸 모태범을 찾아가 축하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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