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리빙 앤 조이] 꽃이 핀다 주름도 펴라 ■ 고양·안면도 꽃 박람회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일본 제국주의와 미군정을 거치면서 숱한 나무와 꽃의 종자가 한반도를 빠져나가 해외로 반출됐다. 현재는 하늘말나리, 털중나리 등 우리 토종 나리를 교배해 얻은 나리들을 해마다 400여만 달러를 지불하며 수입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한 미군 식물채집가가 1947년 북한산 백운대에서 12개 종자를 채집해 반출한 털개회나무는 미국에서 싹을 틔우며 ‘미스김’ 라일락으로 둔갑, 전세계에 미국산으로 판매되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70년대부터 조경수로 수입되고 있다. 화훼 산업에 대한 이해가 늦었던 탓에 비싼 값을 치르며 교훈을 얻고 있는 셈이다. 고양 '플라워 매직쇼' '보디 플라워쇼' 안면도 '백만송이 꽃 터널' 등 가족단위 관광객 유혹 꽃을 하나의 관광 인프라와 수출 품목으로 재인식하게 된 것은 97년 고양 국제꽃박람회 때부터였다. 꾸준한 꽃박람회 개최로 90년대 후반 5,800억원이던 국내 화훼 생산액은 10여년만에 1조원 대 규모로 성장했다. 국내 꽃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긴 하지만 세계 화훼시장 규모가 26조원, 그 중에서도 일본의 연간 화훼생산액이 6조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97년 이후 3년에 한번씩 해외 바이어들을 초청하며 열리는 고양 국제꽃박람회와 2002년 첫 개최 이후 올해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인증을 받고 국제공인 꽃 박람회로 새출발하게 된 안면도국제꽃박람회가 23일과 24일 각각 막을 올린다. 꽃의 계절을 맞아 열리는 이들 꽃 박람회는 비즈니스의 목적도 있지만 가족 단위 나들이객을 위해 특히 인기가 높은 희귀 품종들을 전시하는 테마관을 따로 구성하는 한편 ‘플라워 매직쇼’(고양), ‘보디 플라워쇼’(고양), 12m 길이의 ‘백만송이 꽃터널’(안면도) 등 이색 볼거리와 함께 각종 콘서트와 이벤트 등도 마련했다. ‘꽃 바다 그리고 꿈’을 주제로 24일부터 5월 20일까지 열리는 안면도국제꽃박람회에서는 240품종 1억여본의 식물이, 23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열리는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선 1만여종 1,000여만본)1억송이)의 식물이 각각 전시된다. 농촌진흥청이 농가의 로열티 부담을 줄이고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자 2008년 개발한 장미, 국화 등 12작목 50품종도 양 박람회에 총출동한다. 전세계에서 3번째로 국내에서 개발된 천일화(1,000일동안 피어있는 꽃ㆍ프리저브드 플라워)와 순수 국산 기술로 온도와 광량에 따라 색이 변하도록 개발된 마술장미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개 박람회 전시종 가운데 주목할만한 초화와 초목을 소개한다. ◇숭례문을 다시 세운다-안면송 안면도 세계꽃박람회의 솟대정원 일대와 안면도 수목원, 안면도 자연휴양림 등에 빼곡하게 들어선 안면송은 안면도 일대 75% 이상의 산림을 메우는 서해안의 대표적인 해송이다. 안면송은 바다 바람을 맞고 자라 재질이 강하고 속이 꽉 차 140여년 전 흥선 대원군이 경복궁 중건에도 사용했었다고 한다. 이 안면송이 화재로 무너진 숭례문 복원에 사용된다. 태안군 안면읍 중장리 주민 송능권 씨가 화재로 불탄 숭례문 복원에 사용해달라며 문화재청에 안면송 425그루를 기증, 지난달 초 복원현장으로 이송됐다. 7~8년전 안면송 홍보를 위한 한옥 전시관을 짓겠다는 생각에 이들 소나무를 구입ㆍ보관중이었던 송씨는 숭례문 화재 직후 문화재청에 기증 의사를 밝혔는데 기증한 목재 가격만 1억2,600만원에서 최고 3억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역경을 딛고 다시 태어난 태안의 상징-그래스트리 불에 타도 꽃이 핀다는 ‘불굴의 의지’의 상징 ‘그래스트리(grass tree)’는 국산 종은 아니지만 2007년 12월7일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건 이후 역경을 이겨낸 태안인과 자원 봉사자들의 정신을 기린다는 의미에서 이번 축제의 대표 콘텐츠로 꼽혔다. 호주 특산식물인 그래스트리는 1년에 약 1~2㎝씩 자라며 600년을 산다. 산불이 나면 제아무리 튼튼한 초목도 새까만 재가 되버리고 마는데 그래스트리는 오히려 다량의 에틸렌가스가 그래스트리의 성장을 촉진시켜 새잎을 내고 꽃을 피운다. 꽃대는 하루에 2~3㎝씩 자라 3m까지 올라가며 호주 원주민들은 이 식물의 단단한 꽃대를 창을 만드는 창 자루로도 이용하고 불을 피울 때는 부싯깃으로도 사용했다고 한다. 그래스트리는 박람회장의 주제관 중 하나인 ‘플라워 심포니관’ 중앙부 실내정원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춤추는 꽃-무초 2002년 안면도국제꽃박람회 당시 관람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중국 운남성의 춤추는 꽃, 무초(蕪草)가 이번에도 안면도를 찾는다. 무초는 콩과 식물로 온실에서 25~30℃ 온도와 습도 70% 정도를 유지한 상태에서 여성 소프라노의 노랫소리를 틀어주면 춤을 주는 신기한 식물이다. 9월경에는 나비 모양의 담황색 꽃을 피운다. 무초에는 우리의 춘향전과 흡사한 전설이 있다. 두어이라는 이름의 한 소녀가 농한기면 마을로 가서 사람들에게 춤 공연을 했는데 두어이의 아름다운 미모와 황홀한 춤사위가 이웃 지방 관리에게 알려지면서 그는 소녀를 잡아다 춤을 출 것을 강요했다. 그러나 두어이는 춤추기를 거부하고 경비가 소홀한 틈을 타 옥에서 탈출해 강에 몸을 던졌다. 이 사실을 안 동네 사람들이 시신을 건져 땅에 묻어 줬는데 무덤에 풀이 솟아나더니 음악소리만 들리면 춤을 추었다고 한다. ◇최초로 우주를 여행한 식물-애기장대 애기장대(아라비돕시스)는 82년 소련에서 발사된 살류트 7호를 타고 우주로 나간 최초의 식물로 2008년 4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인 이소연 씨도 콩나물, 무궁화 등과 함께 애기장대를 가지고 우주에서 생장 실험을 실시했다. 이소연 씨가 당시 싹을 틔우는데 성공한 11종의 식물종자를 ‘우주꽃’이라 부르고 안면도 박람회에서 전시한다. 지구상의 식물종자를 우주에서 육종하는 실험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품종 개량 때문. 식물은 무중력상태와 우주 방사선, 전자파 등 특수한 환경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데 외국 품종을 국내에서 재배할 때 종자에 대한 로열티를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외국에서 도입한 품종이라도 돌연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품종이 된다면 로열티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국내 수입하는 모든 외산종을 우주육종(혹은 방사선 육종)하는데 성공한다면 연간 700억원의 로열티를 아낄 수 있게 된다. ◇온도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장미-마술장미 ‘형광색이었던 장미가 따뜻한 바람을 쏘이면 백장미가 된다?’ 시시각각 온도와 광량에 따라 색이 변하는 마술장미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돼 안면도를 찾는다. 마술장미는 20년간 장미농사를 지어온 임주완(41) 늘봄농원 대표가 2007년말 개발에 성공한 특수 장미. 2004년 화훼 강국 네덜란드가 다양한 색깔의 잎을 한 꽃에 가지고 있는 ‘무지개 장미(Rainbow Rose)’를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2006년 개발에 착수, 1년 6개월간 1억원 가량의 개발비를 쏟아부은 끝에 개발에 성공한 품종이다. 최근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호주와 캐나다, 홍콩, 중국, 일본 등으로는 로열티를 받고 수출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한 송이당 400엔에 팔리지만 물량이 달려 수요에 맞추지 못할 지경이다. ◇천일을 피는 꽃-프리저브드 플라워 시들지 않는 꽃 ‘보존화(프리저브드 플라워)’가 축제기간 고양시와 안면도에 각각 전시된다. 지난달 농촌진흥청이 국내 업체 ‘나무트레이딩’과 공동으로 생화를 가공해 3년간 관상이 가능한 보존화 제작기술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하면서 일반인들도 관람할 수 있게 됐다. 보존화 기술 개발은 프랑스와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다. 보존화는 생화의 수분을 빼낸 뒤 조직의 유연성과 형태를 유지해줄 수 있는 보존제를 대신 넣어 만드는데 보존액 가공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색으로 염색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보존화는 송이당 소비자 가격이 8,000∼1만원 정도로 비싸 이용에 부담이 컸으나 국산화 기술 성공으로 4,000∼5,000원선에서 꽃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 [리빙 앤 조이] 바로가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