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FTA·TPP 연내 타결 먹구름

■ 美연방정부 셧다운 5일째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정부 폐쇄)으로 미국 주도하에 급속도로 진전돼온 글로벌 자유무역 협상에 속속 제동이 걸리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연내 타결의 분수령'으로 평가되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한 데 이어 7일로 예정된 미ㆍ유럽연합(EU) 무역협상도 무기한 연기됐다.

마이크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4일 카렐 더휘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에게 전화해 "셧다운으로 금융ㆍ협상 인원과 관련해 차질이 생겼다"며 "7일로 예정된 미ㆍEU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셧다운이 끝나면 협상재개를 위한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측도 "유감이지만 조속히 협상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EU는 지난 2월 2년 내 FTA 타결을 목표로 협상개시를 공식 선언하고 7월 워싱턴DC에서 1차 협상을 열었다. 7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2차 협상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양측의 대립 분야가 워낙 많아 2년 내 타결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미국의 셧다운으로 협상일정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역사상 최대 규모인 FTA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TPP 연내타결에 대한 비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프로먼 대표 등이 연내타결이 가능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케리 장관은 5일 APEC 각료회의에서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사태가 역내 무역투자를 촉진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조금도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먼 대표도 "TPP 협상에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며 연내타결을 자신했다.

하지만 싱가포르 소재 난양기술대의 데브라 엘름 TPP 전문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APEC 불참으로 각국 간 합의가 나오기 어렵게 됐다"며 "케리에게 전권이 위임됐다지만 얼마나 많은 정상이 그를 오바마와 동일시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연내 TPP 타결을 위해서는 미국 의회가 대통령에게 대외무역협상의 전권을 일임하는 무역촉진권한(TPA), 일명 '패스트트랙'을 승인해야 하는데 현재 미 의회는 셧다운 탓에 이에 대한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제조업계에서 TPP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거세져 미국 내 여론 설득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