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설 이후 살생부 만든다

여론조사로 현역 25% 공천 배제…
박근혜"대승적으로 수용을"

한나라당이 설 연휴가 지난 뒤 하위 25%의 공천배제 대상 현역의원을 가려내기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1월 말께가 되면 공천배제 대상자들의 윤곽이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 핵심관계자는 17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설 이후에 전국 지역구별로 주민 여론조사를 통해 교체지수와 경쟁력을 평가한 뒤 하위 25%에 해당하는 공천배제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외부업체 2~3곳에 맡길 예정이며 전국단위가 아닌 각 지역단위로 이뤄질 예정이다.

여론조사 실시에 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마련한 공천기준에 대해 논의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비대위에서 마련한 공천기준과 틀은 구태 정치를 끊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공천하겠다는 것을 여러분께 약속 드리는 것"이라며 "여러분께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결코 자의적으로 몇몇 사람이 공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대위가 마련한 공천안은 철저히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것이기 때문에 개혁의 큰 방향에 대해서는 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대승적으로 생각해주시기 바란다"며 비대위의 공천안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현역의원들은 당장 평가기준이 될 경쟁력과 교체지수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겠냐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정작 이에 대한 발언은 기피했다. 한 초선의원은 의총 시작 전 공천기준에 대한 질문에 "지금 제 입장을 얘기하기는 좀 그렇고…"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대신 의원들의 화살은 의총에 참석하지 않은 김종인 비대위원에게 쏟아졌다.

정몽준 전 대표는 김 비대위원을 겨냥해 "방송국에 나갈 시간은 있어도 여기 올 시간은 없냐"며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진수희 전 장관도 자신의 지역구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할 예정인 최재천 전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김 비대위원이 참석한 것을 두고 "우리 지역에 계신 분들이 굉장히 많이 화가 나 여기에 쫓아오겠다는 것을 내가 진정시키고 (의총에) 가서 물어보고 해명을 들어보겠다고 한 후 (의총발언을 할 때 지도부에) 답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비대위 공천기준은 19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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