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스윙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나빠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스윙 교정을 강행하는 경우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일본 프로 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승엽 등 최고 선수들의 성공 사례속에 종종 나타난다. 이를 미국 자산운용사 레그메이슨 캐피털 매니지먼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마이클 모바신은 '적합성 지형(fitness landscape)'이라는 생물학 이론으로 풀어냈다. 즉, 하나의 생물 종(種)이 장기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을 보면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환경에 대한 적응도가 오히려 나빠질 수 있다는 것. 투자의 세계도 마찬가지. 다양한 메커니즘과 이론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순하게 신문과 소문에 근거해서 준비한다면 승자가 될 수 없다. 월가가 인정하는 일급 투자전략가인 저자는 심리학ㆍ수학ㆍ통계학은 물론 도박ㆍ철학ㆍ생물학ㆍ물리학 심지어 곤충학까지 섭렵해 최적의 투자 전략을 찾아낸다. 저자는 송사리ㆍ개미ㆍ초파리 등 각종 생물의 생태학적 특성과 투자의 닮은 꼴을 찾고 이로부터도 교훈을 이끌어낸다. 또 확률, 복잡계, 프랙탈 이론, 행동주의 경제학 등의 다방면의 이론을 적용해 투자가 단순한 지식이나 네트워크만 가지고는 성공할 수 없는 고도의 과학이라는 것을 설명한다. 저자는 "주식투자와 관련된 문제를 다면적인 투시법으로 접근한다면 현재보다 훨씬 더 좋은 투자자가 될 수 있다"며 "이는 마치 집수리를 하는 데 완벽하게 갖춘 공구함이 있느냐, 아니면 드라이버만 하나 달랑 들고 있느냐의 차이와 같다"고 책머리에 밝혔다. 책은 ▦투자철학 ▦투자심리학 ▦혁신과 경쟁전략 ▦과학계 복잡이론 등 크게 네가지로 구분해 정리했다. "투자의 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그 무엇이 있다면 바로 투자철학"이라고 믿는 저자는 단기에 성공하기보다 장기적인 전략과 비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이론과 사례를 소개한다. 투자 심리학에선 펀드운용과 스트레스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얼룩말이 궤양에 걸리지 않는 이유를 밝혀낸 스트레스 전문가의 이론을 빌려오기도 하고, 1946년 미국에서 처음 직접판매라는 독특한 판매전략으로 플라스틱 식품용기 부문 베스트셀러가 된 타파웨어사의 판매전략을 통해서는 인간행동의 경향원칙을 발견하고 투자자의 마음을 분석한다. 독자는 책에 등장하는 동식물과 인간의 행동에 관해 연구한 사례와 이론을 읽으면서 복잡하게 흩어진 금융시장에 관한 생각이 점점이 연결돼 구체적인 실체로 다가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특히 재테트가 화두로 떠오른 요즈음 저자는 무엇에 투자할 것인가를 말하는 대신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를 분석, 투자자들에게 적절한 투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저자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시장이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겸허한 마음으로 투자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할 때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사용하라"고 충고하며 결론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