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4월 17일] 아파트 거래 증가에 따른 기대효과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고용과 경기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경기 조기회복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도 하다. 지난 3월 한달간 국토해양부에 신고된 아파트 실거래가 건수는 3만7,398건으로 전월보다 30.1%, 8,657건 늘어났다. 두 달 연속 급증세로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거래가격도 서울 강남ㆍ목동, 경기도 과천ㆍ용인 등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아파트 거래량이 다소 늘었다고 해서 부동산시장 회복세를 말하기는 성급하지만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아파트 거래량 증가가 유발하는 파급효과가 적지않다는 점이다. 주택거래 활성화는 이사 증가로 이어져 가전제품ㆍ가구 등 가재도구와 인테리어 교체 등을 촉발하고 이사에 따른 일손도 많이 필요해진다. 관련업종의 수요증가와 함께 고용사정 개선효과도 기대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 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가 일자리 문제다.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19만3,000명 줄었다. 정부가 올해 예상한 일자리 감소 20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업자 수는 95만2,000명으로 1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증시호조 등으로 경기 조기회복 기대감이 일고 있지만 고용사정은 악화되고 있다. 고용사정이 풀리지 않으면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물론 이사에 필요한 일자리가 질 좋은 일자리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 고용문제가 이것저것 사정 가릴 처지가 아니고, 특히 고용한파의 타격이 사회적 취약계층일수록 더 크다는 점에서 주택거래 활성화는 고용사정 악화를 막는 데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아파트 거래증가는 돈이 많이 풀린데다 계속된 금리인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강남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급등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실물경기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투기성 거래만 늘 경우 거품이 들어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실수요를 중심으로 거래 활성화가 이어지도록 하되 투기재발은 경계해야 한다. 산업생산과 수출 등 실물 부문이 뒷받침되지 않는 주택경기는 지속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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