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사외이사는 관피아 천국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고액 연봉을 챙기는 금융지주사 사외이사들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유의동 새누리당 의원이 16일 금감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금융지주회사 사외이사들은 평균 4,850만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B금융지주사의 경우 연봉이 무려 7,000만원에 달했다. 사외이사들은 비상근직으로 이사회가 열릴때마다 참석해 여러 가지 의결 사항을 한번에 처리하는 가운데 지난 해 지주회사별 평균 12.5회의 이사회가 개최된 점을 감안할 때 이사회 1회 참석하고 약 400만원을 받은 셈이다.

그러나 고액연봉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의결에서 거수기 노릇만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3개 금융지주사 이사회에서 의결한 전체 안건 숫자가 총 403건인 가운데 반대 안건은 2건으로, 전체 안건의 99.5%가 가결된 것이다. 더군다나 13개 금융지주사 사외이사 중 73명중 23명(31.5%)이 재경부 장관, 기재부 차관, 지방국세청장, 한국은행 부총재보, 금감원 부원장 등과 같은 관피아로 채워져 있다.

유의동 의원은 “책임은 뒷전이고 거수기 노릇만 하고 고액의 연봉을 받는 등 관피아들의 천국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제2, 제3의 KB사태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