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가 달러당 103엔대까지 속락하면서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20원대에 진입했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원 오른 1,061원20전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엔화값이 103엔대에 진입하면서 원·엔 환율은 하락한 것이다.
엔화가치는 전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오는 2015년 이후에도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뉴욕외환시장에서 6개월 만에 달러당 103엔대로 진입한 데 이어 3일 도쿄외환시장에서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장중 103.37엔을 기록하며 지난 5월22일의 연중 저점인 103.74엔에 바짝 다가섰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오후 3시 현재 100엔당 1,027원70전에 거래됐다. 원·엔 환율이 1,020원대에 진입한 것은 5년 만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엔 환율 하락속도가 빠른 것은 1,000원까지 차트상 지지선이 없기 때문"이라며 "내년에는 원·엔 환율 1,000원선이 깨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엔저 추세에 한층 속도가 붙자 기업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도쿄 증시의 닛케이지수도 지난달 28일 기록했던 연중 최고점을 또다시 갈아치우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0.6% 오른 1만5,749.55를 기록해 2007년 12월12일(1만5.932)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후지쓰연구소의 마틴 슐츠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이후 소비세율 인상 등의 영향으로 수요와 인플레이션이 약화되면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내년 5월께 추가 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