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다이허 회의 시작된 듯…경제·인사·부패척결 등 논의"

중국 최고지도부와 원로들이 여름휴가를 보내며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3일 개막한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나우TV 등 중화권 언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화권 매체 보원프레스는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가 이날부터 13일간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빈과일보 등 일부 매체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을 인용해 베이다이허 회의 관련 행사가 지난달 28일 이미 시작됐다고 보도, 회의 개최일을 둘러싸고 혼선을 빚기도 했다.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이 1954년 허베이성 친황다오의 베이다이허에서 첫 회의를 연 이후 매년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해마다 7월 말에서 8월 초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일정이나 의제 등은 베일에 가려져 있어 ‘정치권 블랙박스’로 불린다. 올해 회의에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중국 총리 등 현 지도부와 장쩌민 전 국가주석, 후진타오 전 주석 등 원로들이 참석한 것으로 관측된다. 관측통들은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와 관련해 최근의 증시급락 대책 등 주요 경제현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 증시의 바로미터인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달 초까지 한 달간 30% 이상 폭락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 8년 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는 등 당국의 대책에도 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 지도부가 강력한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이들 관측통은 보고 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중국 정부 목표치 7%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은 것도 뉴노멀(New normal·신창타이) 성장 정책을 구현하는 제13차 경제개발계획(2016∼2020년) 방향과 국유기업 개혁, 금융시장 자유화 등 경제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분석에 한층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스티브 창 영국 노팅엄대학 현대중국학부 학장은 중국 지도부가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증시 폭락을 포함해 경제 둔화나 뉴노멀을 관리하고 대응할 방안을 도출해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문제 외에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구성될 새 지도부를 준비하기 위한 인사 문제, 미국·일본과의 관계, 부패 단속 등도 의제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시 주석의 측근인 리잔수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이 베이징 당서기로,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이 상하이 당서기로 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나우TV는 저우번순 전 허베이성 서기와 궈 전 부주석 등이 낙마한 것이 당과 군내 반대 세력을 제압해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시 주석의 포석이라며 그동안 원로들이 정치에 간섭해 온 방식을 완전히 변화시키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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