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연설자 릴레이 인터뷰] <3> 크리스토퍼 플래빈 美 월드와치硏 대표

[미리 보는 서울포럼]
"청정에너지 부문, 獨처럼 정부서 강력히 주도해야 성공"
2050년 태양열·풍력·바이오가 세계 에너지 대부분 차지할것
온실가스 효율적으로 감축땐 GDP 손실없고 경쟁력도 강화



"독일 등 청정에너지 부문을 정부가 강력하게 주도한 국가는 성공했고 반대로 일본과 같이 강력하지 않았던 국가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우리가 얻은 교훈은 확실합니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세계적인 에너지 연구 전문기관 월드와치연구소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토퍼 플래빈(사진)은 "대부분의 국가는 현재 화석연료 등 기존 에너지원 발전을 강력하게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산업구조도 이 에너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정부 정책의 변화가 있어야 에너지 투자의 중심이 변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플래빈 대표는 오는 7월7~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10'에서 '기후변화, 청정에너지의 미래:기술과 산업의 연계'를 주제로 연설하는 한편 토론에도 참여한다. 평소 지구의 생태자원체계를 파괴하지 않고 인류의 필요에 부합하는 저탄소경제를 구축할 필요성을 역설해온 플래빈 대표에게 기후변화ㆍ에너지산업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오는 2030년에 7조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각국은 녹색산업 투자를 확대하는 등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부문별 미래를 전망한다면. ▦녹색경제에서 태양열ㆍ풍력ㆍ바이오에너지 모두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봅니다. 2050년까지 3대 에너지원이 세계 에너지의 대부분을 공급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북유럽은 풍력발전, 인도는 태양열발전, 브라질은 바이오에너지 등과 같이 각국에서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성공적 이전 비결은 다양한 기술로 이뤄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며 단일 에너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 것입니다. -3대 에너지원 이외 분야에 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지열에너지ㆍ해양에너지ㆍ원자력에너지ㆍ천연가스도 이보다는 낮지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의 역할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간 기술교류가 필요할 것입니다. 현재 이와 같은 기술교류 현황은 어떠하며 눈에 띄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지난 몇 년간 에너지 효율성 및 재생에너지 시장이 발전하면서 민간 부문에서는 이미 광범위한 국제 기술교류가 이뤄지고 있으며 업계는 국내외에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이고 빠른 기술교류의 가장 좋은 사례로 중국을 들 수 있습니다. 중국은 5년 전까지만 해도 풍력터빈이나 태양광산업이 전무했던 국가에서 이 중요한 기술의 주요 제조국으로 부상해 연 매출 수백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중국이 불과 5년 만에 급속한 변화를 가져왔던 원동력이 있었을 텐데요. ▦중국의 성공에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틀(프레임워크)과 경제적 인센티브 도입 결정이 주효했습니다. 또 일부 기술을 서양에서 라이선스하고 중국에 거주하거나 외국에 있다가 다시 돌아온 과학자와 엔지니어에게 의존해 자체적으로 혁신을 이뤄낸 중국 기업들의 기업가정신도 기여했다고 평가합니다. -지난해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 회의에서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량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11월 멕시코에서 열릴 회의에서도 회원국들이 이견을 좁혀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됩니다. 그 원인과 국제협력에 기반한 적절한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코펜하겐 회의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것과 칸쿤에서 맞이할 난제는 협상의 광범위함과 복잡성, 선진국과 개도국 간 관점의 차이 등이 원인입니다. 멕시코 회의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구체적ㆍ점진적인 단계에 집중하고 모든 국가의 경제적 이해에 부합하는 윈윈 솔루션을 모색해야 합니다. -온실가스 감축 문제에 대해 일각에서는 소위 선진국의 '사다리 걷어차기', 즉 개도국 개발을 막으려는 시도라고 지적합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1세기 성공적 경제개발의 핵심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반대로 효율적인 저탄소경제로 이동하는 것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개도국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변화의 선봉에 서서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의 혜택을 보게 될 것입니다.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국내총생산(GDP) 손실이 정부 예상치보다 높으며 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경제성장을 이루는 녹색성장 목표의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효과적ㆍ효율적으로 감축하면 GDP의 손실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반대로 녹색경제 정책을 선택하는 국가의 경제적 경쟁력이 강화되고 새로운 산업이 생겨날 것입니다. -녹색성장의 측면에서 봤을 때 녹색과 성장을 분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녹색과 성장 간 적절한 통합 수준은 어디까지인가요. ▦어떠한 성장도 완전히 녹색일 수 없으나 녹색경제를 이루려는 노력이 높은 수준의 오염과 자원고갈에 따른 경제적ㆍ건강 측면에서의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비결은 민간 부문이 녹색 혁신을 이루도록 장려하는 경제적 인센티브와 규제를 제시하는 정부 정책의 강력함입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도 점진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것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선결과제는. ▦국가적 차원, 심지어 주 차원에서의 배출권거래제 점진적 도입은 에너지 효율 및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며 전력산업이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상당 부분 옮겨가도록 할 것입니다. 또 배출권거래제가 효율적으로 설계된다면 지속 가능한 녹색경제로의 이전을 도울 것입니다. 최고의 시스템은 특정 산업에 특혜를 주거나 배제시키는 것이 아닌 경제 전반에 공정하고 고르게 적용되는 점진적 온실가스 가격 인상이 될 것입니다. -녹색성장에 있어 수요관리 관점에서의 접근법도 중요합니다. 에너지 소비량 관리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안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까. 적절한 방법론은 무엇이 될 것으로 예측하십니까. ▦효율성을 제고해 에너지 소비량을 낮추는 것은 복잡한 프로세스로 자동차ㆍ가전제품ㆍ건물 등에서 최소 효율 표준을 제정하는 등의 광범위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또 공장 및 건물을 위한 저금리 대출을 포함한 경제적 인센티브, 효율성에 투자하는 에너지 기업을 위한 인센티브, 새로운 전력 공급원 및 효율성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에너지 가격 인상 등이 필요합니다. -한국은 202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30%를 감촉하겠다는 목표와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설립 등 개도국으로서 선진 녹색성장 정책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평가해주신다면. ▦한국의 새로운 에너지 및 기후 과제는 녹색경제를 이루려는 한국 정부와 산업계의 강력한 의지를 의미하므로 매우 유망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녹색경제가 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생각하며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국 정부와 협력하고 싶습니다.
세계적 에너지·환경 연구기관 이끌어
평소 저탄소경제 구축 필요성 역설

■ 플래빈 대표는 크리스토퍼 플래빈 대표는 세계적인 에너지ㆍ환경 연구기관인 월드와치연구소(Worldwatch InstituteㆍWWI)를 이끌고 있다. 월드와치연구소는 환경운동가인 LR 브라운이 지난 1974년 록펠러재단의 후원으로 설립했다. 연구소는 지구 환경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는 연구와 출판 활동을 벌인다. 매년 연감 형태로 발행되는 지구환경보고서(State of the World)가 대표적인 출판물이다. 플래빈 대표는 평소 지구의 생태지원체계를 파괴하지 않고 인류의 필요에 부합하는 저탄소경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변화에 대한 예측이 담긴 '파워 게이지:다가올 에너지 혁명의 길잡이(가제 Power Surge:Guide to the Coming Energy Revolution)'를 비롯해 3권의 에너지 관련 저서를 공동 집필했다.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렸던 어스 서밋(Earth Summit)과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렸던 기후변화회의를 비롯한 다수의 역사적 국제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비즈니스협의회(Business Council for Sustainable Energy) 창립 멤버이자 일본의 기후연구소 및 세계환경전략연구소 이사회 멤버이다. 또 미국 재생에너지위원회와 환경에너지연구소 자문위원이며 클라이너퍼킨즈코필드&바이어즈가 설립한 '그린테크 이노베이션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다. BBC, NPR, CNN, PBS 뉴스아워,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를 비롯한 국내 및 국제 미디어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출신인 플래빈 대표는 윌리엄스대에서 경제학ㆍ생물학ㆍ환경 부문을 전공했다.

크리스토퍼 플래빈 약력

▦미국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22년간 월드와치연구소 근무
▦미 월리엄스대 생물학ㆍ환경 부문 전공
▦1997년 교토 기후변화회의 참석
▦기후변화 비즈니스협의회 창립 회원
▦세계환경전략연구소 이사회 멤버
▦1994년 '파워 게이지:다가올 에너지 혁명의 길잡이'공동 저술
▦BBCㆍCNN 등 고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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