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기업에 몸담고 있으면서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오고 있다.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해 세금을 내지 못하거나, 종업원과 주주에게 임금이나 배당을 주지 못하는 것이 죄 중에서도 가장 큰 죄라고 생각한다.
최근 모 그룹의 회장이 거액을 사회에 기부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와 함께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진 것 같다. 기업의 사회적책임의 이행을 위한 기준을 정립하고 의무를 규정하자는 논의가 정부와 국제기구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고 들었다. 또 얼마 전에는 금융 당국도 은행의 사회적책임을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확산시킨다는 취지로 각종 정책이 추진될 경우 기업에 새로운 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반기업정서’를 더욱 부추기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업은 수많은 주주ㆍ종업원ㆍ소비자와 정부에 법적ㆍ도덕적 책임을 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사회적책임이 강조되는 것은 법이나 계약 외에, 그밖의 사람들에게 시간과 돈을 나눠주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기업정서는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일 수도 있고 또 기업의 무책임하고 비윤리적인 활동에도 원인이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기업의 본질은 자선 행위가 아니라 이윤 추구라는 것이다.
이윤 추구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직ㆍ간접적으로 혜택을 보게 된다. 기업이 성장해야 고용도 늘고 경제가 발전하는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책임이 너무나 강조되고 강화돼서 기업의 활동이 위축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정부와 사회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 것이다. 기업도 ‘자발적’으로 사회적책임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하겠다. 투자가 많아야 여론도 좋아지고 불이익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여론에 밀려 기부하거나 수전노처럼 행동해서는 안될 것이다.
“ ‘한국 경제 성장에 대기업이 어느 정도 기여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학생들의 대답은 첫 강의에서는 75%가 부정적이지만 마지막 강의에서는 정반대로 75%가 긍정적이다. 이 결과는 학기마다 되풀이된다”는 모 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기업의 사회적책임은 이익을 내는 것이다”라고 했다. 부정이나 거짓을 저지르지 않고 게임의 룰을 지키면서 기업을 잘 키우는 것이야 말로 기업가들이 사회적책임을 다하고 기여하는 것이 아닌가 자문해본다. 끝으로 기업의 자발적이고 건전한 기부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